코로나19 특수로 3년간 이어졌던 자동차 보험료 인하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보험사 손해율이 지속 상승하면서 더 이상 인하 여력이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보험 점유율 1위사 삼성화재는 지난주 IR을 통해 내년 차보험료 인하가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업계 전체적으로 자동차보험에서 손익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차보험 시장점유율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위 4개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실적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3분기 기준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누계 손익은 16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했다. 같은기간 DB손보(1800억원)는 33.9%, 현대해상(960억원)과 KB손보(330억원)도 각각 53.8%, 65.5%씩 크게 줄었다.
주요 보험사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모두 상승하는 추세다. 올해 10월까지 삼성화재 자동차보험 누적 손해율은 81.2%로 전년 동기(79.2%) 대비 2.0%p 늘었다. 같은 기간 DB손보도 78.1%에서 80.6%까지 악화됐다. 현대해상(78.4→82.1%)과 KB손보(78.6→82.0%)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보험사가 자동차보험 상품을 유지 및 운영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인 사업비가 15% 내외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본전에 가깝게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겨울철 미끄러짐 사고 등 계절적 요인이 작용하는 4분기엔 손해율이 더욱 악화돼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내년엔 보험료 인하 여력이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는 내년 차보험료가 올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높은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기에 금융당국 등과 논의를 거쳐 요율이 결정된다.
앞서 보험사들은 코로나19로 교통량이 줄어 자동차보험이 흑자로 전환했던 지난 2022년 보험료를 평균 1.2~1.4%가량 내린 바 있다. 이어 작년에도 흑자가 이어지며 2.0~2.5% 수준 인하가 이뤄졌다. 올해는 상생금융에 동참하기 위해 2.5~2.6% 수준 보험료를 내린 상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당초 적자 사업이었으나 코로나19로 흑자가 잠시 발생했던 것으로 봐야 한다”며 “앞서 보험료를 내렸던 만큼 과거 수준으로 손해율이 상승하면 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일부 중소형 손해보험사에선 벌써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이 100%를 웃돌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