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독박 육아하느라 집 옮기고 일 내려놓은 조부모들

1 hour ago 4

하루 6시간 손주 돌봐… 전문가 “부모 세대 의존 줄이도록 공공보육 강화해야” 장길성 씨가 서울 서초구 가족센터에서 손자 김겨울 군과 놀아주고 있다. 김윤정 기자 서울에 거주하는 박용호 씨(68)는 지난해까지 출가한 딸의 집 근처에 살았다. 손자를 돌보려고 걸어서 5분 거리로 옮긴 집이었다. 다섯 살 손자의 어린이집 등·하원은 박 씨 몫이었고, 오후 5시에 하원하고 나면 딸 부부가 퇴근하는 오후 7~8시까지 손자와 놀아줬다. 손자가 감기라도 걸리면 병원 접수가 열리는 새벽 시간에 맞춰 대기했다가 이름을 올려두고, 진료를 받은 뒤 다시 어린이집에 데려다줬다. 박 씨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아내와 나 중 한 명은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해서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잠시 떨어져 살지만, 아예 합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장길성 씨(65)는 손자 육아를 위해 하던 일을 내려놨다. 오후 4시 손자가 하원하면 함께 자전거를 타고 서초구 가족센터로 이동해 한 시간가량 놀아준다. 기자와 이야기하는 중에도 틈틈이 물티슈로 손자 입가를 닦아주고, 원하는 노래를 유튜브로 찾아 틀어줬다. 장 씨는 “원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직원들에게 다 맡기고 전업으로 애를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이들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5월 발표한 ‘노인의 손자녀 돌봄 실태조사’에 따르면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는 평일 기준 일주일에 4.6일, 하루 평균 6.04시간을 손주와 보냈다. 주말을 빼면 거의 매일, 하루의 상당 시간을 손주 곁에서 보내는 셈이다. 응답자의 53.3%는 원하지 않지만 자녀의 사정 때문에 거절하지 못하고 돌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10월 13일 서울 서초구 가족센터에서 만난 60대 여성 A 씨는 28개월 된 손주를 하루 10시간씩 돌본다. 어린이집에 보내기엔 아직 너무 어리다고 봐서다. A 씨는 “개인 시간이 없다. 애한테서 눈을 뗄 수가 없어 피곤하다”며 “딸과 집이 가까워 안 봐주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가족센터 직원이 문을 닫을 시간이라며 나가달라고 하자 아이가 울음을 터뜨렸다. A 씨는 겨우 양말을 신겨 아이를 데리고 나갔다.주간동아가 만난 조부모 5명은 자녀에게 돈을 받지 않거나, 가끔 고마움의 표시로 용돈 또는 선물을 받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교육부의 ‘2024년 전국보육실태조사’에 따르면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 가운데 정기적으로 현금을 받는 비율은 36%였다. 49.1%는 ...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