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 차림으로 시위대에 끌려다닌 장관…혼돈에 빠진 네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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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9.14 09:44 수정2025.09.14 09:44

비슈누 프라사드 파우델 재무부 장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옷이 벗겨진 채 시위대에 끌려다니는 모습.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비슈누 프라사드 파우델 재무부 장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옷이 벗겨진 채 시위대에 끌려다니는 모습.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네팔 정부가 소셜미디어 접속을 전격 차단한 뒤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하며 유혈 사태로 번지고 있다. 재무장관이 속옷 차림으로 시위대에 끌려다니는 영상까지 공개돼 정국 혼란은 한층 격화됐다.

13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 등에는 속옷 차림의 남성이 시위대에 팔과 다리를 붙잡힌 채 거리에서 끌려다니는 영상이 올라왔다. 현지 매체들은 이 인물이 비슈누 프라사드 파우델 재무장관이라고 전했다. 그는 수도 카트만두에서 시위대에 쫓기다 폭행당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5일 네팔 정부가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X(옛 트위터) 등 26개 소셜미디어 접속을 차단한 것이다. 부패와 경제 위기에 대한 불만이 쌓였던 젊은 층이 대거 시위에 가담하면서 카트만두는 물론 지방 도시로도 시위가 확산됐다.

네팔 경찰은 최루탄, 물대포, 고무탄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섰지만 사상자만 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최소 51명이 숨지고 1300여 명이 다쳤다. 사망자 가운데는 시민 21명뿐 아니라 경찰관 3명, 수감자도 포함됐다.

혼란 속에 교도소 수감자 1만3500명이 탈옥했고 이 중 1000여 명만이 붙잡혔다. 여전히 1만2000명 이상이 도주 중이다.

정국 불안이 심화하자 샤르마 올리 총리는 사퇴했다. 네팔 대통령실은 수실라 카르키(73) 전 대법원장을 임시 총리로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르키 전 대법원장은 2016년 네팔 최초의 여성 대법원장을 지낸 인물로, 강단 있는 판결로 대중적 지지를 받아왔다. 시위대 역시 그를 임시 지도자로 선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내각제인 네팔에서 총리는 실권을 가진다. 카르키 전 대법원장이 취임하면 네팔 역사상 첫 여성 행정수반이 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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