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필요자금 최소 2000억 조달 못해”
2주내 새 자구책 못내면 회생 종료 확정
파산땐 직원·협력업체·지역상권 후폭풍

서울회생법원 4부(재판장 정준영 법원장)는 3일 홈플러스에 대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통한 회복이 쉽지 않다고 판단한 것.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기한은 당초 올해 3월 4일까지였는데, 재판부는 이를 5월 4일까지로 한 번 연장했고, 이후 7월 3일까지로 또 연장했었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회생절차 개시일로부터 1년이고, 여기에 최장 6개월 연장할 수 있다.
홈플러스 회생절차는 지난해 3월 4일 개시됐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9월까지 기한을 또 연장할 수는 있었으나 재판부는 그럴만한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절차를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회생절차 폐지가 확정되면 그간 채권자의 강제집행, 가압류, 경매를 막아주던 포괄적 금지명령도 해제된다. 그때부터는 채권자들이 홈플러스에 대해 개별 권리행사가 가능해진다.
재판부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사업 부문 매각이 성사됐지만, 잔존 사업부에 대한 인수합병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영업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감소한 반면, 급여, 물품대금채무, 조세 등 공익 채권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재판부는 회생계획안이 정상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선 운영자금으로 최소 2000억 원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조달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결국 위 회생계획안은 수행가능성이 없다. 이를 관계인집회의 심리·결의에 부치지 않고 회생절차를 폐지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이번 사례에서는 홈플러스가 법원이 제시한 14일 내에 2000억 원을 조달해야 취소가 가능하다. 앞서 수개월에 걸친 기간 연장에도 홈플러스는 자금난을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2주 만에 2000억 원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때문에 사실상 법원 결정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홈플러스가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지 1년 4개월 만이다. 대형마트 업계 2위였던 홈플러스가 결국 파산하게 되면 고용과 협력업체, 지역 상권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홈플러스에 직간접적으로 고용된 인원에 가장 큰 충격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한때 직영 직원만 1만8000명에 달했지만, 구조조정을 거치며 현재 90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여기에 물류·청소·보안 등 간접고용 인력, 납품·협력업체 직원, 점포 입점 자영업자까지 포함하면 피해 범위는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37개 점포의 영업 중단 과정에서 수천 명의 직원이 고용 불안에 놓인 만큼, 파산 절차가 본격화되면 대량 실직과 전환배치 갈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협력업체 피해도 만만치 않다. 홈플러스는 식품·생활용품·신선식품 납품업체와 물류, 시설관리, 임대매장 등 수천 개 협력업체와 거래해왔다. 파산 절차에서는 담보권자와 우선순위 채권자가 먼저 변제를 받기 때문에 일반 납품업체나 후순위 채권자는 대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소 납품업체의 경우 홈플러스 매출 의존도가 높은 곳일수록 연쇄 자금난으로 번질 수 있다.
지역 상권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홈플러스 점포는 단순한 대형마트가 아니라 입점 식당, 미용실, 세탁소, 약국, 카페 등 생활형 상권이 붙어 있는 거점 시설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파산 이후 점포 폐점이 확대되면 입점 소상공인들의 영업 기반이 함께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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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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