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이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의 중형이 선고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 항소심에서 “한 전 총리에게 국헌문란의 목적과 고의가 있었다”고 했다.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는 7일 한 전 총리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조치가 일반적인 계엄을 넘어 국가 기능을 정지시키는 위헌·위법한 것이며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 행위로 나아간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 전 총리 측은 “국무위원 소집 건의는 계엄을 반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줄곧 주장해 왔으나, 재판부는 결국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의사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국무위원들에게 직접 재촉 전화를 하는 등 소집에 관여했으며, 정작 회의에서는 실질적인 의견 교환이나 반대 의견 수렴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봤다.
또한 재판부는 “비상계엄의 절차적 요건을 형식적으로나마 갖추게 함으로써 계엄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한 행위는 내란의 중요 임무를 수행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국무위원들로부터 서명을 받으려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특검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한 전 총리가 ‘부서(공문서 서명)’한 것처럼 꾸미려 했다는 점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았다”면서도 “국무회의 참석 서명을 시도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 점은 인정된다”며 이를 내란 중요임무 종사의 하나로 봤다.
한 전 총리는 12·3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소집을 주도하고, 국무위원 출석을 독촉해 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는 데 기여했다는 혐의(내란 중요 임무 종사 등)를 받고 있다.
사후 계엄 선포문 표지를 만들어 서명하고(허위 공문서 작성), 수사가 시작되자 이 문서를 파쇄하도록 지시한 혐의(대통령기록물법 위반 등)도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출석해 “계엄 선포문을 못 봤다”고 위증한 혐의도 받는다.
한 전 총리는 지난달 결심 공판 최후 진술에서 눈물을 흘리며 “윤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을 저지하지 못해 국민께 많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 진솔하게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 많은 국무위원을 불러 시간을 미루고 대통령을 설득하고자 노력했을 뿐 공직자 양심에 비추어 비상계엄 선포에 일조했다는 것은 결코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저의 솔직한 고백”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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