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학번'과 회식 갈등
소맥 즐기던 기성세대 달리
20대는 하이볼·칵테일 즐겨
술자리 문화 놓고 세대차이
젊은층 "고개는 왜 돌리나"
기성세대 "서로 존중해야"
서울 광화문 소재 대기업에서 과장으로 근무 중인 김정훈 씨(38)는 지난달 신년 회식 때 50대 부장과 20대 막내 사원 사이에서 진땀을 뺐다. 빈 술잔을 채워주려던 부장의 손짓을 막내 사원이 제지하면서 "소주는 안 마신다"고 말한 것이다. 김씨는 "이어지는 술자리에서도 옆 사람의 잔을 채워주지 않고 한 손으로 술을 마시는 막내 사원과 이를 못마땅해하는 부장의 눈치를 번갈아 보느라 고생했다"고 말했다.
술상 앞 예절인 주도(酒道)가 세대 갈등의 화두로 떠올랐다. 술자리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일명 '코로나 학번'이 속속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회식 자리에서 주도를 둘러싼 세대 간 인식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 학번들이 졸업 후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고 있다. 코로나 학번이란 코로나19 유행 시기에 대학을 다니며 다양한 학내·대외 활동을 하지 못한 세대를 뜻하는 것으로, 주로 2020~2022년에 대학 생활을 한 19·20·21학번을 일컫는다.
코로나 학번과 이전 세대 간 가장 큰 차이점으로는 술 소비 문화가 꼽힌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코로나 학번은 비대면 생활습관에 익숙해지며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술자리를 즐긴다"며 "여러 세대가 모여 소주와 맥주를 주로 즐기던 과거와 달리, 또래끼리 하이볼·위스키·칵테일 등 다양한 주종을 즐기는 경향이 생겼다"고 말했다.
자연스레 주도를 둘러싼 인식 차이도 커졌다. '잔을 두 손으로 잡기' '고개를 돌려 마시기' 등 손윗사람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던 주도를 취업한 뒤 처음 접한 일부 코로나 학번은 반감을 가지기도 했다. 한 증권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는 김 모씨(26)는 "첫 회식에서 첫 잔을 안 마셨다고 지적을 받았다"며 "사람마다 다른 게 당연한데, 그걸 굳이 무례하다고 보는 게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기존 술자리 문화에 익숙한 세대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다. 김 모씨(55)는 "빈 잔을 채워주려고 할 때 '싫다'고 말하는 사원들을 보고 당황했다"고 말했다. 한 정보기술(IT) 기업에서 대리로 근무하는 양성은 씨(31)는 "기본적인 존중조차 부족한 경우가 많다. 그걸 '꼰대 문화'로 치부할 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상호 배려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주도가 확립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음주 중에 불필요한 예절을 강요해선 안 되지만 존중의 태도를 버리는 건 더욱 금물"이라며 "주도는 존중의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송현 기자 / 김예찬 기자 / 문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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