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제4인뱅 재추진 토론회
인뱅, 가계대출 93% 쏠림 구조
소상공인 금융은 여전히 공백
“제4인뱅, 목적·설계 분명해야”
제4 인터넷전문은행(인뱅) 설립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기존 인뱅3사(카카오뱅크·토스뱅크·케이뱅크)가 금융 혁신과 경쟁 촉진이라는 출범 취지에서 벗어나 가계대출 중심 구조에 머무르고 있단 평가가 나오면서, ‘포용금융’을 전면에 내세운 금융 생태계 재설계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중단된 제4인뱅, 재추진 필요한가’ 토론회에서는 정부·금융·산업·학계 실무진들이 모여 제4 인뱅 재추진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련 정책 방향과 실행 조건에 대한 논의를 펼쳤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뱅이 금융 편의성과 경쟁을 확대하는 데 기여한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서민·소상공인 등 금융 취약계층에 대한 접근성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인뱅 3사의 전체 여신 약 93%가 가계대출에 집중돼 있으며,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은 약 8%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고객 수와 수익성 측면에서 빠르게 성장했지만, 여신 구조는 가계대출 중심으로 고착화됐단 평이 나온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제4 인뱅은 단순히 ‘네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 아니라 금융 사각지대를 메우는 새로운 인프라가 돼야 한다”며 “정권 변화와 관계없이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구조”…소상공인 금융 여전히 공백
발제를 맡은 송민택 한양대 경영전문대 교수는 보다 구조적인 문제를 짚었다.
특히 소상공인 금융의 구조적 공백을 핵심 쟁점으로 꼽았다. 송 교수에 따르면 국내 개인사업자 금융 규모는 최대 1000조원에 달하는 반면, 인뱅의 관련 대출은 약 7조원 수준에 그친다.
송 교수는 “소상공인 금융은 접근성이 낮고 공급이 부족해 제2금융권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밀려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기존 은행과 인뱅 모두 담보·보증 중심 심사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개인사업자 금융 부채가 지속해서 불어나는 상황에서 이를 감당할 특화 금융 모델이 부재하다”며 “실시간 매출·세금 데이터 등을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신용평가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단계적 인가제나 자본 요건 가이드라인 등 예측 가능한 제도 설계가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금융 인프라 부재’ 문제도 제기됐다.
도윤명 임팩트투자사 대표는 제4인뱅이 단순한 경쟁 촉진을 넘어 소호(소상공인) 특화 금융 모델로 설계되기 위해선 AI 기반 신용평가를 활용해 매출·세금·거래 데이터를 반영한 대출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도 대표는 “정부 예산 중심의 자금 공급은 지속성이 부족하다”며 “민간에서 자금이 순환·축적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기존 금융 시스템은 임팩트 스타트업(Impact Startup·사회 문제 해결을 비즈니스로 푸는 스타트업)과 혁신기업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제4인뱅은 단순 은행이 아니라 새로운 금융 인프라 구축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신중론도 적지 않았다. 학계와 금융계에선 제4인뱅 출범 시 도입취지 달성과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해 수익성·건전성을 확보할 체계가 선제돼야 한단 조언이 나왔다.
여은정 중앙대 교수는 “인뱅이 이미 중저신용 대출을 정책 목표 이상으로 수행하고 있다”면서도 “고위험 자산 확대에 따른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업은 예금자 보호와 건전성이 핵심인 만큼, 임팩트 투자나 모험자본 기능을 직접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금융연구원 측도 “신규 은행은 상대적으로 취약 차주를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며 “수신 기반 확보와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결국 핵심은 ‘목적 있는 설계’
이날 토론회는 제4인뱅 논의를 단순한 ‘찬반’ 구도에서 벗어나 구조 설계 문제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토론 전반에서는 “제4인뱅의 핵심은 인가 여부가 아니라 조건과 설계” 공통된 메시지가 도출됐다.
단순한 경쟁 촉진을 위한 신규 인가가 아닌, ▲소상공인 특화 금융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정책 일관성 ▲단계적 인가제 등 ‘목적과 설계가 분명한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종신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팀장은 “금융 사각지대 해소라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효과와 리스크를 함께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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