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병사[임용한의 전쟁사]〈364〉

1 day ago 6

고려, 조선시대는 쌀과 같이 현물로 내는 세금과 노동력을 제공하는 역이 있었다. 역의 종류는 대단히 다양했는데, 대략 15, 16세부터 징발 대상자가 되었다. 이 나이 기준은 군역도 같았다. 다만 실제 군복무를 하는 사람은 전문성이 있는 무사나 최소한의 능력을 갖춘 사람이고, 대부분은 군복무를 하는 사람을 대신해서 농사일을 해주거나 비용을 후원했다.

하지만 임진왜란 같은 국민을 총동원해야 하는 전쟁이 벌어지면 16세 소년이라도 법적으로는 군에 징발될 수 있었다. 조선시대 기록에는 병사들의 평균 나이는 물론이고 소년병에 대한 기록이 거의 없지만, 소년들을 동원하고 전투나 정찰에 투입한 사례는 적지 않았을 것이다. 정충신 장군도 16세에 임란에 참전했다.

근대 유럽의 군대에서도 소년병들이 꽤 있었다. 많은 전쟁화에서 북 치는 병사는 늘 동안의 소년이다. 더 유용했던 건 기마전령이었다. 몸이 가볍고, 작은 소년들은 전령으로 훌륭한 활약을 했지만, 그만큼 위험하고 희생도 컸다.

보이스카우트는 대영제국과 남아프리카 지역의 네덜란드계 보어족 간 전쟁인 보어 전쟁 당시 소년 정찰대원을 운영한 경험에서 탄생한 단체다. 소년병들이 아주 훌륭한 활약을 했기에 청소년들을 아예 제대로 조직해서 전쟁에서 활용하자고 만든 단체였다. 우리나라에서도 1924년에 ‘소년척후대’란 이름으로 조직됐다.

18세 미만을 군인으로 동원하는 것은 국제 규약 위반이다. 그런데도 소년병은 가혹행위, 야만적인 전쟁 범죄에 곧잘 동원되곤 했다. 현재도 특정 지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현대의 선진 문명국에서는 청소년 보호에 열심이다. 그러나 이를 문명사회에 깊게 뿌리내린 견고한 토대인 것처럼 자만해선 안 된다. 전면전이 벌어지고, 국토가 초토화되는 전쟁 상황이 온다면 소년병뿐 아니라 모든 야만적인 행동은 바로 부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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