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미쉐린 보유자, 강릉까지 날아온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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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강릉을 찾은 알랭 뒤카스 셰프. ⓒ알랭뒤카스쇼콜라파리

지난 4일 강릉을 찾은 알랭 뒤카스 셰프. ⓒ알랭뒤카스쇼콜라파리

현존하는 셰프 중 세상에서 가장 많은 미슐랭 별을 거머쥔 프렌치 미식의 거장,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의 요리 철학은 언제나 ‘재료의 본질’로 수렴한다. 화려한 기교 대신 식재료가 가진 순수한 풍미를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그의 ‘자연주의’ 미학은 파리의 파인 다이닝을 넘어 디저트 영역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그 정점에 있는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알랭 뒤카스 쇼콜라 파리’가 이달 한국에서 문을 열었다.

흥미로운 점은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으레 선택하는 서울 청담동이나 성수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이 국내 첫 플래그십 스토어이자 생산 기지인 ‘매뉴팩처’로 낙점한 곳은 다름 아닌 ‘커피의 도시’ 강릉이다.

파리에서 날아온 '카카오 투 타블렛'

알랭 뒤카스 쇼콜라 파리 매뉴팩처 강릉은 지난 4일 강릉 구정면에 위치한 테라로사 본점에서 공식 오픈했다. 이날 행사에는 알랭 뒤카스 셰프와 김의열 학산 대표, 김수민 UCK파트너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새로 문을 연 매장은 단순히 파리에서 완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쇼룸이 아니다. 카카오빈 선별부터 로스팅, 엔로빙, 몰딩에 이르기까지 초콜릿 제조의 전 과정을 현지에서 직접 수행하는 ‘공장(Manufacture)’형 매장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투명한 유리 너머 장인들이 손으로 초콜릿을 하나하나 만드는 장면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

알랭 뒤카스가 이토록 까다로운 매뉴팩처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뭘까. 회사 측은 "초콜릿의 품질은 원료를 다루는 시간과 물리적 거리에 비례한다는 그의 확고한 기준 때문"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한국의 초콜릿 셰프들은 파리 현지 매뉴팩처에서 모두 트레이닝을 거쳤고, 프랑스 본사의 수석 셰프들이 강릉에 상주하며 제조 공정의 미세한 디테일까지 조율했다는 설명이다.

매장 외관. ⓒ알랭뒤카스쇼콜라파리

매장 외관. ⓒ알랭뒤카스쇼콜라파리

테라로사와 손을 잡은 이유는

매장 내부. ⓒ알랭뒤카스쇼콜라파리

매장 내부. ⓒ알랭뒤카스쇼콜라파리

알랭 뒤카스가 첫 정착지로 강릉 테라로사를 선택한 데도 이유가 있다. 테라로사는 지난 세월 동안 산지 직거래(Direct Trade)를 통해 원재료의 스토리를 발굴하고,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하나의 깊이 있는 문화로 정착시킨 한국 스페셜티 커피의 개척자다. 원재료의 본질을 추구하는 테라로사의 제조·운영 노하우가 있었기에, 알랭 뒤카스의 엄격한 ‘매뉴팩처 시스템’을 그대로 이식할 수 있었다.

한국 파트너사인 ㈜학산의 김의열 대표는 “이번 강릉 매뉴팩처 론칭은 알랭 뒤카스 쇼콜라의 세계적 제조 기준과 장인정신을 한국에 가장 순수한 형태로 소개하는 첫걸음”이라며 “생산시설과 리테일, 카페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공간을 통해 국내 고객들에게 차원이 다른 초콜릿 미식 문화를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장에서 맛볼 수 있는 초콜릿. ⓒ알랭뒤카스쇼콜라파리

매장에서 맛볼 수 있는 초콜릿. ⓒ알랭뒤카스쇼콜라파리

초콜릿 종류도 다양하다. 테라로사의 커피를 넣어 산미가 느껴지는 초콜릿부터, 과일이나 넛츠 종류를 넣어 입에서 다양한 식감이 느껴지는 초콜릿도 있다. 타블렛 위의 선 하나 하나 기계가 아닌 손으로 그려 넣어 눈으로 보는 즐거움도 더한다.

뒤카스 셰프도 “한국은 놀라울 정도로 감각적이고 수준 높은 미식 스펙트럼을 가진 시장”이라며 “해외에서 우리의 직접 초콜릿을 만드는 매장은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번째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프리미엄 초콜릿을 직접 경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릉=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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