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다 총재 ADB 연차총회 진단
공급망 과도 의존은 곧 비용 지불
전략적 통로 취약성은 본격 노출
유가·원자재 가격 속속 급등하자
‘구조적 복원력’이 곧 국가 경쟁력
기존 공급망 패러다임 전환 가속
칸다 마사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는 중동 분쟁을 세계 질서의 ‘스트레스 테스트’로 규정하며, 기존 공급망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칸다 총재는 5일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ADB 연차총회에 참석해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단순한 안보 위기를 넘어 세계 질서 자체가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며 “주요 전략적 통로에서 발생하는 충격에 글로벌 경제가 얼마나 취약한지 다시금 입증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특정 공급망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불러온 기회비용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며 “이제 글로벌 경제는 단순히 비용을 줄이는 ‘효율성’의 시대를 지나, 위기 대응 능력을 갖춘 ‘회복력’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중동 분쟁으로 인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급등이 공급망 안정성에 의존해온 국가들에게 강력한 경고음이 되고 있으며, 충격 이후 빠른 정상화가 가능한 구조적 복원력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칸다 총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중동 분쟁의 파고를 극복할 중장기 전략으로 ‘초국가적 전력망’과 ‘디지털 네트워크’의 연결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은 이 과정에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의 핵심 파트너로 참여할 수 있다. 칸다 총재는 “에너지와 디지털 접근성이 아태 권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며 “국경을 넘나드는 인프라 연결은 비용 절감과 기회 창출을 통해 수억 명의 인구에게 안정적인 기반 시설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총회에서 ADB가 확정한 구체적인 로드맵은 ‘범아시아 전력망 이니셔티브’와 ‘아태 디지털 고속도로’ 구축이다. 전력 분야의 경우 각국 정부 및 민간과 협력해 오는 2035년까지 총 500억 달러(약 73조 원)를 투입, 재생에너지를 대규모로 활용할 수 있는 통합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10년간 약 20기가와트(GW)의 재생에너지를 통합하고 2만2000km의 송전선을 연결할 계획이다. ADB는 이를 통해 2억 명의 에너지 접근성 제고, 84만 개의 일자리 창출, 전력 부문 배출량 15% 감축 등을 전망했다.
디지털 고속도로에 200억달러가 책정됐다. 자금은 지상·해저 광섬유 네트워크와 위성 링크, 지역 데이터 센터 건립 등 하드웨어 확충뿐 아니라 사이버 보안 및 규제 지원 등 소프트웨어 측면의 역량 강화에 쓰인다. 여기에는 서울에 설립되는 ‘AI 혁신개발센터(CAID)’도 포함된다. 한국에 설치될 예정인 이 센터는 ADB의 개발도상국 대상 개발 협력 사업에 AI를 접목하고, 개도국의 AI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한 협력 사무소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칸다 총재를 만나 ADB의 AI 혁신개발센터를 설립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사마르칸트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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