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7873억엔의 적자를 낸 히타치는 2009년 3000억엔 규모 유상증자에 나섰다. 신용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은 분노했다. 주가가 곤두박질친 상황에서 대규모 증자까지 하면 주가가 더 폭락할 게 뻔했다.
가와무라 다카시 당시 히타치 사장에게 투자정보 자료를 집어 던진 투자자도 있었다. 하지만 가와무라 사장은 투자자를 일일이 찾아가 “자본을 확충하지 않으면 신용등급이 떨어진다”고 설득했다. 대신 시장의 목소리를 경영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히타치가 10년 넘는 시간 동안 ‘성역 없는 사업 재편’을 일관되게 밀어붙일 수 있었던 데는 시장의 채찍질을 빼놓을 수 없다.
2009년 유상증자 이후 히타치는 “현금흐름과 투하자본이익률(ROIC)을 중시하는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ROIC는 자기자본뿐 아니라 부채까지 모두 합친 투입자본 대비 세후 영업이익을 뜻한다. 자기자본 대비 순이익을 측정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과 대비된다. 단순히 이익을 내는 것을 넘어 자본 비용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지표다.
히타치는 2019년부터 ROE에 더해 ROIC를 매년 공시하고 있다. 2019년 8.5%이던 히타치의 ROIC는 2024년 10.9%로 높아졌다. 지난해 연차 보고서에서는 “2027년까지 ROIC를 12~13%로 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주주 환원에도 적극적이다. 2010~2025년 15년간 주당 배당금을 연평균 16% 늘렸다. 2022~2025년 4년간 취득한 자기주식은 8000억엔에 달한다. 그 결과 2018년 39%이던 주주환원 성향이 지난해 78%로 뛰었다.
보수적인 일본 재계에서 대기업 가운데 처음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사업 파트너로 인정한 곳도 히타치다. 히타치는 나카니시 히로아키 전 사장이 취임한 2010년부터 PEF에 계열사를 매각하며 파트너로 받아들였다. 미국계 운용사 KKR은 2022년 히타치물류를 6000억엔에 인수해 히타치의 파트너가 됐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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