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단속 과정에서 경찰이 여성의 나체를 촬영하는 등 인권침해가 발생한 사건에서 법원이 재차 국가의 배상 의무를 인정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2-2부(부장판사 김연하·예지희·김홍준)는 여성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국가가 83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의 800만원보다 배상액이 늘었다.
2022년 3월 경찰은 성매매 업소를 단속하면서 업무용 휴대전화로 A씨의 알몸을 찍어 단속팀 단체대화방에 공유했다.
A씨는 2023년 8월 국가에 5000만원을 물어내라며 소송을 냈다. 그는 경찰이 사생활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제한하는 강제수사를 하면서 영장을 제시하지 않는 등 절차를 어겼다고 했다. 경찰이 욕설이나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하는 언동을 하며 부당하게 자백을 강요했다고도 주장했다.
1심은 경찰의 사진 촬영과 공유로 인해 A씨의 인격권, 성적 자기결정권,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이 침해됐다며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단속 당시 A씨가 물리적 저항이나 증거인멸 행위를 시도했다고 볼 정황이 없고, 나체 상태로 있었다는 것이 혐의 입증을 위해 필요한 요소도 아니었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원고(A씨)가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부위가 최대한 노출되지 않도록 촬영하는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며 경찰이 비례의 원칙 및 과잉금지 원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1심은 경찰이 변호인 선임권을 고지하지 않았고 성적굴욕감을 주는 언행을 했다는 A씨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은 이 부분을 추가로 인정하면서 배상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22년 7월 해당 경찰의 행위를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경찰청장에게 성매매 단속 관련 규정과 지침을 재·개정하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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