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가 7박9일 몰디브 출장을 왜…보고서엔 인스타 사진만 잔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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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국회·정당 투표용지 부족 사태

선관위가 7박9일 몰디브 출장을 왜…보고서엔 인스타 사진만 잔뜩

업데이트 : 2026.06.16 14:46 닫기

2023년 선관위 몰디브 대선참관 출장
하루에 일정 ‘공식만찬’ 하나인 경우도
“혈세휴양” “배워온게 용지부족” 비판

몰디브 북부 무러밴드후섬의 조알리 몰디브 리조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조알리 몰디브]

몰디브 북부 무러밴드후섬의 조알리 몰디브 리조트.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조알리 몰디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비판이 거센 가운데, 2년 전 선관위가 작성한 몰디브 대통령선거 참관 출장 보고서가 온라인에 공개되면서 조직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선관위가 작성한 43페이지 분량의 ‘몰디브 대통령선거 참관 결과보고서’가 올라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선관위 직원 5명으로 꾸려진 출장단은 2023년 9월 6일부터 14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몰디브를 찾아 현지 대선을 참관했다.

출장 목적으로는 몰디브 선거위원회 초청에 따른 대통령선거 참관, 변화한 외국 선거환경 파악 및 선거법제 비교 연구, 외국 선거기관과의 국제 교류·협력 증진 등이 기재됐다.

출장단은 선거운동 참관과 후보자 선거사무소 방문, 브리핑 참석, 투·개표 참관 등을 소화했다. 공식 일정은 둘째 날부터 엿새간 진행됐는데, 오전에 선거운동을 참관하고 오후에 브리핑 세션에 참석하는 식이었다. 일부 날짜에는 오후 일정이 ‘공식 만찬’ 하나 뿐이기도 했다. 둘째 날 브리핑에서는 입후보자 수와 결선투표 시점, 재외선거인 투표 여부, 투표소 규모 등을 묻고 답한 내용이 담겼다.

논란을 키운 건 선거운동 참관 대목이다. 보고서에는 해변 시설물을 활용한 선거운동과 오토바이를 이용한 선거운동 사진 등이 첨부됐고, “섬 지역 특성상 해안가와 바다 시설물을 이용한 선거운동이 주를 이뤘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보고서에는 해변과 백사장, 항구 등을 담은 사진이 다수 담겼다.

선관위의 몰디브 출장 보고서. 보고서에 첨부된 사진에는 해변 등 풍경이 담겨 있다. [엑스]

선관위의 몰디브 출장 보고서. 보고서에 첨부된 사진에는 해변 등 풍경이 담겨 있다. [엑스]

해당 자료가 확산하자 온라인에서는 “출장이 아니라 휴양”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밖에도 누리꾼들은 “하고많은 나라 중에 왜 몰디브 대선 참관이냐”, “국가기관 보고서라고 보기 어려운 수준”, “국민 세금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 아니냐”라며 해당 출장의 명분에 의문을 표했다. 반면 “선거기관 간 국제 교류와 해외 선거 참관 자체는 통상적인 업무일 수 있다”, “지금의 논란 때문에 과거 사례까지 색안경을 끼고 봐선 안 된다”라는 의견도 일부 나왔다.

이번 논란은 선관위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관리 부실 비판을 받는 상황과 맞물려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지방선거에서는 서울 송파·강남·광진구 등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모자라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는 일이 벌어졌고, 선관위는 이후 전국 140개 투표소에 용지를 추가 공급했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들여다보고 있는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고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6·3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들여다보고 있는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들이 지난 11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을 들고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 성과급 지급 논란과 선거철 휴직 증가 문제까지 겹치면서 선관위는 조직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 몰디브를 비롯해 동남아·유럽 등지로 수십 차례 해외 출장을 다녀온 사실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선거 신뢰성과 개표 투명성 강화, 선거제도 연구 등을 출장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국내 선거에서 기본적인 용지 수급에 실패했다는 비판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지난 5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위원장직에서 물러났고, 선관위는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11일 과천 중앙선관위를 비롯해 서울시선관위와 송파·서초·강남·광진·동작구선관위 등 7곳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무유기, 업무상 횡령·배임 혐의로 압수수색하고 노태악 전 위원장과 허철훈 전 사무총장을 피의자로 적시, 출국금지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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