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 실패에 … 타 지역 출마자 2배 넘어
진보진영선 鄭·韓 법적 공방
정근식 단일후보 선정 놓고
한만중 "절차 문제" 수사요청
보수 단일화는 '불복에 불복'
류수노, 단일화 결과 인정안해
조전혁은 승복 하루만에 번복
11조원이 넘는 예산을 관리하며 80만여 명의 학생 교육을 책임질 서울교육감 선거가 경선 불복과 고소전으로 얼룩지고 있다.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 단일화에 실패한 채 상호 비방이 이어지면서 유권자들의 피로감만 증폭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4~15일 이틀간 진행된 서울시교육감 선거 본후보 등록엔 총 8명이 등록해 16개 시·도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경쟁률이 4년 전과 같은 3.6대1인 것과 비교하면 두 배를 웃돌았다. 후보 등록 첫날인 14일 재선에 도전하는 정근식 현 교육감과 윤호상 한양대 교육대학원 겸임교수가 등록을 마쳤다. 15일엔 김영배 예원예술대 부총장, 한만중 전국교육자치혁신연대 상임대표, 조전혁 전 국회의원, 이학인 신한대 부교수, 홍제남 다같이배움연구소장, 류수노 전 방통대 총장이 후보로 등록했다. 홍 후보를 제외한 7인은 모두 남성이다. 후보 평균 연령은 62.75세, 평균 재산 신고액은 15억744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진영별 단일화 작업이 사살상 무의미해진 상황이다. 진보 진영에선 정근식 후보와 한만중 후보가 '2026 서울 민주진보교육감 단일화 추진위원회'를 거쳐 정 후보를 단일후보로 선출했지만, 한 후보가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독자 출마를 선언했다. 여기에 홍 후보까지 출마하면서 진보 진영에선 3명의 후보가 경쟁하게 됐다.
법적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한 후보는 "선거인단 6000명이 누락됐다"며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고, 허위사실 공표 및 성명 무단 도용 혐의로 정 후보를 종로경찰서에 고소했다. 추진위원회도 지난주 한 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마포경찰서에 고소한 상태다.
보수 진영은 셈법이 더 복잡하다. 앞서 단일화 기구인 '서울·경기·인천 좋은교육감후보추대시민회의'를 통해 윤호상 후보가 선정됐지만 류수노 후보가 여론조사 과정상 하자를 주장하며 불복했다. 이어 류 후보와 조전혁 후보가 시도한 단일화 경선에서 류 후보가 승리했지만, 승복 선언까지 했던 조 후보가 하루 만에 번복하고 후보 등록을 했다.
류 후보는 "합의되지 않고 변경된 내용은 단 하나도 없다"며 "교육은 법과 원칙도 중요하지만 양심도 중요하다"고 조 후보를 비판했다. 세 번째 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조 후보 측은 "설문 문항 변경과 후보자 경력 변경에 대해 어떠한 사전 보고나 동의도 받은 바 없다"며 "후보 간 녹취록과 영상자료 일체를 즉시 공개하라"고 맞섰다. 불복에 불복이 이어지면서 보수 진영에선 조전혁·류수노·윤호상 후보가 모두 출마하게 됐고, 여기에 김영배 후보까지 가세하면서 4명의 후보가 등록을 완료했다. 여기에 이학인 후보까지 막판 출마에 나서면서 선거 구도는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다만 후보 등록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재차 단일화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한만중 후보는 곽노현·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과 김상곤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진보 교육 원로들이 정 후보 지지를 선언한 데 대해 불쾌감을 드러내면서도 "수용할 만한 제안이 오면 들어보겠다"고 밝힌 상태다. 보수 진영에서도 물밑 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계에선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회의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당 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거에서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해 단일화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깜깜이' 방식이다 보니 서로 불신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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