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서 7개월간 노숙하던 지적장애인…가족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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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원들이 실종 신고된 김모 씨를 발견한 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원들이 실종 신고된 김모 씨를 발견한 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서울경찰청 제공

서울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약 7개월 동안 노숙 생활을 하던 중증 지적장애인이 경찰의 도움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16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기동순찰대는 지난 5일 오후 3시께 강남역 지하상가에서 "만남의 광장에 매일 노숙하는 이상한 사람이 있다"는 시민 신고를 받고 즉시 현장에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기동순찰대는 가방과 빈 물병들을 소지한 채 앉아있는 남성을 발견하고 신원을 조회했다. 확인 결과, 이 남성은 지난해 9월 마포경찰서에 실종신고가 접수됐던 김모씨(30대 남성)로 밝혀졌다.

발견 당시 김씨는 경찰관에게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며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경찰의 지속적인 대화 시도와 친절한 설득에 점차 마음을 열었다. 김씨는 경찰에게 "그동안 인근 교회에서 제공하는 무료 급식을 먹으며 생활했다"며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귀가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실종아동찾기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통해 보호자에게 연락해 김씨의 발견 사실을 알렸다. 보호자는 "작년 9월 차량 주차를 하는 잠깐 사이에 사라졌다"며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의 지적장애가 있어 나쁜 사람들에게 이용당할까 걱정이 많았다"고 경찰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경찰은 김씨가 중증 지적장애인인 점을 고려해 보호자가 도착할 때까지 약 1시간 동안 안전하게 보호한 뒤 가족에게 인계했다. 이후에도 경찰은 보호자와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김씨의 적응 상황을 점검하는 등 사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기동순찰대는 지난 동절기(2024년 12월~2025년 2월) 동안 서울시 다시서기지원센터, 관할 구청, 보건소 등과 협력해 고속터미널역과 잠실역 등지에서 배회하는 노숙인 37명에게 지원센터 입소와 방한용품 전달 등의 지원활동을 펼친 바 있다.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 관계자는 "앞으로도 가시적인 도보 순찰과 주민 접촉을 강화하며 사회적 약자 보호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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