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삼수' 케이뱅크, 코스피 3000타고 IPO 성공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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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삼성證 대표주관사, 하반기 예비심사 진행
2022년, 2024년 예비심사 통과했지만 상장 철회
금융주·국내 증시 상승세 타고 세번째 도전 나서
높은 업비트 의존도와 오는10월 제휴 종료 등 변수

  • 등록 2025-06-23 오후 2:50:06

    수정 2025-06-23 오후 2:50:06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찾아온 ‘코스피 3000’ 시대를 계기로 세 번째 기업공개(IPO)에 도전한다. 케이뱅크는 2023년 1월과 2024년 10월 국내 증시 부진과 투자 심리 위축 등을 이유로 두 차례 상장 계획을 철회했었다. 그러나 4대 금융지주 등 금융주가 지난 4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고 6·3 대선 이후 국내 주식시장 전체에 훈풍이 불며 세 번째 시도에선 상장 성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계약조건에 따른 상장 시한이 내년 7월까지라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 될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케이뱅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을 상장 대표주관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이달 내에 최종 주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어 기업 실사와 관련 절차를 거쳐 올 하반기 중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철저한 준비로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IPO 도전은 이번에 세 번째다. 첫 시도는 2022년으로 그해 9월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국내 증시 부진과 투자 심리 위축 등의 이유로 2023년 1월 계획을 철회했다. 당시 국내 증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1년에 코스피지수가 3300포인트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2022년엔 2100선까지 급락하는 등 시장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았다. 또 인터넷전문은행 중 처음으로 2021년 상장한 카카오뱅크가 공모가(3만 9000원)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며 2022년 10월 역대 최저가인 1만 5800원까지 주저앉는 등 케이뱅크가 높은 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케이뱅크는 이듬해인 2024년 8월 예비심사에 재통과하며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이번에도 수요 예측 결과 충분한 투자 수요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같은 해 10월 상장을 또다시 철회했다. 2024년에도 코스피지수는 7월 2900포인트에 근접하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8월 이후 급락하며 11월 2300선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또 12월엔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세 번째 도전을 앞두고 국내 증시 상황은 이전과 달리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란-이스라엘’ 전쟁에 미국까지 개입하며 국제 정세는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유지하는 등 주요 경제 지표는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도 케이뱅크는 2024년 한해 12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128억원) 대비 10배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고객 수도 이달 들어 1400만명을 넘어섰고, 총 자산도 올 1분기 30조원을 돌파했다.

문제는 케이뱅크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507억원) 대비 68.2%나 급감한 161억원에 그쳤다는 점이다. 이런 실적 부진은 원인은 2020년 6월부터 제휴 관계를 맺어온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영향으로 분석된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시행으로 업비트 예치금 이자율이 연 0.1%에서 2.1%로 뛰며 이자 부담이 늘어난 탓이다. 업비트 예치금은 5조 3600억원으로 케이뱅크 1분기 수신 잔액(27조 8000억원)의 19.3%로 의존도가 높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오는 10월 업비트와의 제휴 종료를 앞두고 있어 연장 여부가 하반기 이후 상장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재명 정부에서 가상자산거래소 관련 ‘1거래소 1은행’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어 제휴를 연장하더라도 업비트 의존도를 줄이는 것이 상장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데 필수적 요소다”고 말했다.

케이뱅크 사옥. (사진=케이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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