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 수급 재편
삼전닉스 종목 매매 증가에
레버리지 ETF 출시도 한몫
전체 거래대금 49% 몰려
장투종목서 핵심매매株로
반도체 변동성 영향 커져
코스피 전체 흔들릴 우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절반을 넘어선 데 이어 거래 규모까지 장악하며 반도체 쏠림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랠리를 탄 두 대형주로 매매 자금까지 집중되면서 코스피 수급 구조가 반도체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되는 모습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은 이날 기준 50.71%로 집계됐다. 지난 27일 처음 50%를 넘어선 뒤 3거래일 연속 코스피 전체 시총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시총뿐 아니라 거래대금에서도 ‘반도체 투톱’으로의 쏠림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평균 거래대금 비중은 33.91%였다. 시총 비중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었다. 외국인과 기관의 장기 보유 비중이 높은 대표 대형주인 만큼 시장에서 매일 손바뀜되는 물량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장세는 달라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거래대금 비중은 이달 들어 40% 선에 안착한 데 이어 지난 27일에는 49%까지 뛰었다. 코스피 시총의 절반을 차지하는 두 종목이 실제 매매에서도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보이며 지수 방향은 물론 장중 수급과 변동성까지 좌우하는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거래 집중의 출발점은 AI 반도체 사이클이란 분석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 가격 상승 기대가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전망은 빠르게 상향되고 있다.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를 밀어올리고 주가 상승은 다시 신규 매수와 차익실현을 동시에 끌어내 거래대금을 키우는 흐름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도 두 종목의 매매 회전율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상품이 등장하면서 금융투자업계의 헤지와 리밸런싱 수요가 확대됐다. 개인투자자의 단기 매매까지 더해지며 두 종목의 장중 가격 움직임도 이전보다 커지는 양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랫동안 코스피를 대표하는 장기 보유 종목으로 분류됐다. 시총 비중은 컸지만 거래대금 비중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외국인과 기관, 패시브 자금이 장기간 들고 가는 물량이 많아 유통시장에서 매일 회전되는 물량은 제한적이었다.
이제 두 종목의 성격은 지수 대표주에서 핵심 매매주로 바뀌고 있다. 코스피의 방향을 설명하는 수준을 넘어 시장의 하루 수급과 투자심리, 변동성까지 함께 결정하는 종목이 됐다. 반도체 대형주의 매수세가 강해지면 지수 상승 탄력이 커지고 차익실현이 몰리면 코스피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이를 반도체 랠리의 힘이자 코스피의 취약성으로 해석한다. AI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이 지수 레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수급이 두 종목에 과도하게 집중된 상황에서는 반도체 투자심리 변화가 곧바로 시장 전체의 변동성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과거에도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거래대금까지 함께 몰리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며 “반도체 대형주 수급이 사실상 코스피 전체 수급을 결정하는 장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쏠림 현상의 가속화에 무게를 뒀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순환매가 간헐적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AI 반도체 쏠림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부담스러운 거시 환경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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