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소송 걸던 애플…이젠 “칩 생산 좀” 손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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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자사 정보기술(IT) 기기에 탑재하는 프로세서 칩 생산 파트너로 삼성전자와 인텔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품귀에 대응하고 대만 TSMC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AI칩 품귀에 ‘라이벌’ 삼성과도 협력 모색

블룸버그통신은 4일(현지 시간) 애플이 최근 삼성전자와 애플을 상대로 파운드리(위탁생산) 협력을 논의했다고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 경영진은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고 있는 공장(팹)을 방문해 이 같은 논의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올 하반기(7~12월) 가동을 목표로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팹을 짓고 있다. 다만 애플과 삼성 및 인텔과의 협력은 아직 초기 단계로 최종 주문까지 이어지질 지는 미지수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새로운 파운드리 공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새로운 파운드리 공장. 삼성전자 제공
애플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는 애플이 자체 설계해 TSMC가 만드는 구조로 공급망이 짜여 있다. 애플은 2007년 아이폰 탄생부터 삼성전자가 설계하고 만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써왔지만 애플이 AP를 직접 설계하기 시작하고 2015년 TSMC에 생산을 맡기면서 협력관계가 약해졌다. 당시 갤럭시S 시리즈를 둘러싼 특허침해 소송 등 양사간 갈등과 애플의 리스크 분산을 위한 공급망 다변화 영향이 컸다. 인텔 역시 애플의 초기 PC, 노트북용 프로세서를 공급했으나 2020년을 기점으로 애플이 자체 설계 프로세서를 내놓으며 양사간 협력이 끊겼다.

애플이 과거 결별했던 파트너와 다시 협력을 모색하게 된 가장 큰 원인으로는 AI 붐으로 심화되는 반도체 공급망 차질이 꼽힌다.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TSMC가 엔비디아 등 빅테크 고객사로부터 받는 주문이 쇄도하며 현 생산체계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애플은 실제 최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아이폰 등 IT기기에 필요한 칩 부족이 회사의 성장을 막고 있다고 밝혔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전보다 공급망의 유연성이 떨어졌다”고 했다.

여기에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반도체 수요가 커지는 것도 삼성전자와 인텔에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애플 등 빅테크들은 다양한 파트너사를 두고 공급망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테슬라 수주 등 정상화 속도애플과의 협력 논의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테슬라로부터 165억 달러(약 24조 원) 규모의 AI 반도체 파운드리 계약을 따내며 반등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차세대 자율주행 시스템 반도체인 AI6로 올해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그동안 3nm(나노·1nm는 10억 분의 1m) 등 첨단 공정에서 수율(정상품 비율) 부진으로 고전해왔다.

이어 지난해 8월 애플과도 첨단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며 성장에 속도를 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해서 삼성전자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구조다. 애플은 기존에는 일본 소니가 만드는 이미지센서를 사용해왔다. 마찬가지로 당시 반도체 업계에서는 TSMC의 미국 공장에서 추가 생산할 여력이 안 되자 삼성전자를 찾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는 새로운 첨단 반도체 격전지인 2nm 공정에서 이전보다 개선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AI 반도체 품귀와 삼성의 기술력 강화가 맞물려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하기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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