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학생부 활용 금지’에 사라진 무료 컨설팅… 전형적 탁상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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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학원의 대입 수시 전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가 연사의 주요 발언을 메모하고 있다. 2025.7.27 뉴스1

한 대형학원의 대입 수시 전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가 연사의 주요 발언을 메모하고 있다. 2025.7.27 뉴스1
29일 학교생활기록부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한 초중등교육법의 시행을 앞두고 주요 입시업체들이 무료 온라인 컨설팅을 중단했다. 개정안은 학생부를 영업 목적으로 취득, 이용, 거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위반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학에 합격한 학생이 공적 자료인 학생부를 개인 또는 학원에 판매하는 행위를 막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도입 취지와는 달리 사법 리스크를 우려한 입시업체가 학생부 데이터에 기반한 무료 온라인 컨설팅부터 중단한 것이다.

9월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앞둔 시점에서 온라인 컨설팅이 중단되자 학부모와 수험생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A사는 20년간 무료로 운영하던 수시 합격 예측 서비스를, B사는 내신 성적 등을 입력하고 지원 대학을 찾는 수시 모의 지원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 대신 회당 수십만 원에 달하는 대면 컨설팅으로 선회하고 있다. 수험생이 직접 들고 온 학생부로 상담하고 돌려주는 건 법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저렴한 인터넷 강의와 같은 대규모 온라인 컨설팅은 사라지고 고가의 대면 상담을 제공하는 소규모 컨설팅 업체만 반사이익을 보게 생겼다.

예상보다 법안의 후폭풍이 거세자 교육부는 이달 들어 대입 정보 포털 ‘어디가’, 진로·학업 설계 컨설팅 ‘함께 학교’ 등 공공 진로·진학 상담 서비스를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4월 법안 개정 이후 민간 서비스 위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는데도 방관하다가 이를 대체할 공공 서비스를 뒤늦게 확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조차 민간 서비스와 달리 이용 횟수가 제한되는 데다, 상담 결과를 받기까지 시간이 걸려 당장 입시를 치러야 할 수험생들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내년부터 수능에는 선택과목이 사라지고 내신은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는 등 입시 제도가 대대적으로 개편된다. 입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시점에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통로가 막힌 것이다. 이 법안은 의원입법으로 추진됐지만 교육부도 찬성 의견을 밝혔다. 법안이 대상자에게 미칠 영향을 충분히 분석하지도, 대비도 하지 않아 경제력에 따른 정보 격차만 키울 판이다.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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