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는 부당 계약과 이권 개입, 채용 장사 등 인사 비리, 내부 정보를 이용한 권한 남용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한 공공기관 지역본부의 협력업체 직원 2명은 25억 원 상당의 물품을 허위로 발주한 뒤 이를 판매해 16억여 원을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이번 발표에 앞서 지난달에도 한 기초단체의 고위 공무원이 도시개발 사업의 인허가를 대가로 뇌물 2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민선 지방자치는 1995년 도입된 이후 31년간 주요 권한과 예산이 중앙정부에서 지자체로 이전돼 왔다. 지자체는 사업 인허가권을, 지방의회는 이를 위한 예산 심의·의결권을, 지방 공공기관은 토지 개발과 계약 등의 집행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지역의 토호 세력들과 결탁해 각종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고질적인 토착 비리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균형 발전을 위해 추진하는 ‘5극 3특’은 기업 투자를 유치해 지역의 자생력을 키우려는 것이다. 하지만 지자체가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외지에서 온 기업에 각종 대가를 강요한다면, 아무리 파격적인 무상 부지 제공이나 세제 혜택 등의 조건을 내걸어도 그 지역에 투자하겠다는 기업은 없을 것이다. 기업이 오지 않아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하면 인재도 모여들기 어렵고, 오히려 지역의 청년인구 유출만 가속화할 수 있다.이제 갓 출범한 민선 9기는 수도권만 비대해지고 지역은 소멸 위기에 빠진 지방자치의 한계를 극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자치와 분권의 토대를 갉아먹는 토착 비리를 방치하면서 지역 경쟁력 강화를 외칠 수는 없다. 인허가부터 예산 편성, 계약 과정과 그 주체까지 모두 공개하도록 지방행정 시스템을 전면 혁신해야 한다.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 중인 부정부패 공무원에 대한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도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해 부패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야 지역이 살아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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