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세제개편안에 담긴 주가 누르기 방지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는 지난 3일 기업이 일부러 주가를 누르면 해당 주식의 평가 방법을 달리해 상속·증여세를 물리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정부안을 두고 빠져나갈 구멍이 숭숭 뚫렸다는 비판이 나왔다. 지난해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소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부안은 국회를 바보로 아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이소영 안’은 최대주주가 상속·증여할 때 주가순자산비율(PBR·Price to Book Ratio)의 0.8배 과세 하한선을 도입하는 내용이다. 이를테면 빚을 뺀 회사의 순자산가치가 주당 10만원이라면 주가가 아무리 낮아도 주당 최소 8만원으로 보고 세금을 매기는 방식이다. 반면 정부안은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PBR이 코스피는 업종별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해당하면 저PBR 기업으로 분류토록 했다. 13개 반기 중 2개 반기만 반짝 주가가 올라도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 최대주주가 자기 회사 주가가 떨어지길 바라는 건 말이 안 된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에 공들였다. 세 차례에 걸쳐 상법을 고쳤고, 다음 차례는 주가 누르기 방지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며 “어떻게든 협조를 얻어서 속도를 내라”면서 재차 관심을 보였다. 금융시장 활성화에 진심인 이 대통령으로선 ‘미지근한’ 정부안이 불만일 수밖에 없다.
경제부처의 신중함은 이유가 있다. PBR은 업종별로 차이가 크다. 건설·철강·화학 등은 산업구조상 PBR이 낮다. 반면 정보기술(IT)·제약은 높은 편이다. 재계가 획일적인 기준 적용에 반대하는 이유다. 근본적으로 주가 누르기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50%)에 뿌리를 둔다. 최대 주주 할증률을 더하면 세율은 60%로 뛴다. 승계를 앞둔 경영자라면 누구라도 세금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현실을 외면하고 ‘응징’에만 초점을 맞추면 또 다른 편법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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