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해관계자 함께 행복해야”… ‘N% 성과급’ 원칙 바로 세워야

16 hours ago 6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자료사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5일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자료사진
기업 영업이익을 성과급에 연동한 ‘영업이익 N%’ 성과급은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됐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인재를 유지·확보하고 성과주의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보상 수단이었지만, 반도체 초호황과 맞물리면서 거액의 성과급 지급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불붙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은 15일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10% 성과급’과 관련해 “구성원의 행복이 목적이지만 단서가 하나 붙어 있다”며 “‘스테이크홀더’가 같이 행복해야 한다는 전제”라고 말했다. 스테이크홀더는 주주는 물론이고 임직원, 고객, 협력업체, 지역사회 등 기업과 관련한 모든 이해관계자를 말한다. 기업의 책임을 주주 이익을 넘어 더 폭넓게 보는 관점이다. 최 회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성과급 지급이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침해한다고 판단될 경우 “지속 가능한 행복을 위해 손을 대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난해 성과급 합의 이후 처음으로 제도의 부작용과 손질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영업이익 N%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은 올해 5월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의 성과급 파업에 이어 조선 자동차 바이오 정보기술(IT) 등 다른 분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영업이익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임금 등을 제한 이익이다. 세금도 떼기 전의 이익인 영업이익의 일부를 뚝 떼어 직원들에게 성과급으로 먼저 배분하면 주주, 채권자 등 다른 이해관계자의 이익은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이 때문에 주주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고 정부와 국회도 제동을 걸고 있다. 최 회장도 “스테이크홀더의 행복을 깨면서 자기(구성원)가 행복해지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막대한 성과급 지급은 기업의 실적과 주가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대표이사 등 등기임원의 보수는 주주총회의 동의를 받는데, 이보다 훨씬 많은 수십조 원의 성과급을 직원들에게 나눠주면서 주주 동의를 받지 않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노사 갈등, 주주 반발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한국 반도체 산업은 미국과 중국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초격차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막대한 투자 부담을 안고 있다. 정의도 모호한 ‘초과이익’ 배분과 성과급 갈등으로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더 늦기 전에 기업 이익 배분의 최우선 순위를 회사의 생존과 성장에 두고 스테이크홀더들이 동의할 수 있는 성과급 지급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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