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융연 구조적 고환율 경고, 물가 관리에 빈틈 없어야

1 week ago 14

지금의 고환율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자리 잡은 ‘새로운 평균’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보고서 ‘원/달러 환율의 구조적 상향 이동 가능성 평가’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평균 환율이 2010년대 중반 이후 세 차례 ‘구조적 단절’을 거치며 상향 이동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평균 환율은 10년 새 1128.96원에서 1408.19원으로 상승했고, 지난 4월 이후엔 시장 환율이 1500~1560원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게다가 환율 상승 압력이 여전해 지금의 환율 수준이 10개월 이상 지속될 것으로 금융연구원은 전망했다.

이런 분석은 정부가 시장에 보내온 신호와 다소 다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고환율은 위기의 전조가 아니라 도약의 마찰음”이라고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급등한 국내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해 가지고 나가기 위한 달러화 환전 수요를 고환율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그런 측면이 있는 건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게만 본다면 고환율의 구조적 고착화를 외면할 우려가 있다. 환율은 재정은 물론 경제정책 전반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시장 변수다. 그대로 직시하지 않으면 정책 오류를 피할 수 없다.

고환율의 파급 효과 가운데 먼저 걱정되는 것은 물가다. 고환율은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통해 국내 물가를 끌어올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들어 4월까지 2%대였다가 5월 3.1%, 6월 3.2%로 두 달 연속 3%대를 기록했다. 2023년 하반기 이후 2년 반만의 최고 수준이다. 중동전쟁 여파로 인한 고유가와 고환율이 작용한 결과다. 이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이달부터 연말까지 두세 차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환율이 고물가와 고금리를 통해 민생에 압박을 가중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고환율의 구조적 고착화를 염두에 두면서 물가 관리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생필품 유통에 차질이 없는지를 살피고, 수입 원자재 공급망의 약한 고리를 점검해 보강해야 한다. 정부가 반도체 호황에 따른 과실의 생산적 재투자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있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재정을 헤프게 운영하는 것은 물가 상승을 조장할 우려가 있으니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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