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국민연금 국내 주식 보유 한도 상향… 추후 ‘매물 폭탄’ 안 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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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26년도 제5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5.28 뉴스1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2026년도 제5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5.28 뉴스1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보유 한도를 대폭 높였다. 코스피가 급등해 보유 자산 중 국내 주식 비중이 정해둔 한도를 크게 넘어서자, 더 많은 주식을 보유할 수 있게 기준을 올린 것이다. 기존 기준에 맞춰 국민연금이 주식을 내다 팔 경우 시장의 충격이 클 수 있어 기준 조정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예상되는 만큼 충분한 대비를 할 필요가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올해와 향후 5년간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자산별 투자목표 비중이 담긴 자산 배분안을 심의, 의결했다. 국내 주식 보유 비중 목표치를 14.9%에서 20.8%로 높인 게 핵심이다. 목표치에 추가로 5%포인트까지 투자할 수 있도록 뒀던 ‘허용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당분간 확대한 허용범위 수치는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로써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비중을 ‘25.8%+α’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최근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1800조 원을 넘었다. 이 중 국내 주식이 500조 원이 넘고, 비중도 27% 안팎으로 높아졌다. 기존 한도에 따라 의무적으로 초과분을 처분할 경우 100조 원 넘는 주식을 팔아야 해 ‘연금발 매도 폭탄’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한국 증시 시가총액이 독일, 캐나다를 제치고 7, 8위권에 올라서면서 국내 주식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보유 비중 목표를 대폭 높인 데 더해 추가 투자가 가능한 범위를 확대하고도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은 기금 운용의 투명성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확한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비공개로 할 경우 국민연금이 운신할 폭은 커지겠지만, 자칫 국민연금을 ‘물밑에서’ 주가 부양에 동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신이 생길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국민연금의 비대화 그 자체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이 지나치게 높으면 향후 연금 지급 수요가 커질 때 주식시장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해외 주식, 채권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충분히 분산해 두지 않으면 향후 주식시장이 하락장으로 돌아설 때 국민연금 평가액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을 낮춰 나가지 않으면 연금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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