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정위 조사기획단 신설… 21년 전 조사국 없앤 이유 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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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1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5.27 세종=뉴시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1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5.27 세종=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규모 불공정거래 사건을 전담할 ‘중점조사기획단’을 신설한다. 플랫폼 기업이나 대기업이 관련된 복잡한 사건, 민생 관련 담합 등을 전담할 특수조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경제계는 21년 전 폐지된 공정위 조사국의 폐해가 되풀이될지 걱정하고 있다.

공정위는 올해 초 167명의 증원안을 확정했다. 이 인력을 아직 다 채우지도 못했는데 또 6월까지 중점조사기획단 40명을 포함해 237명을 더 뽑을 계획이다. 정원이 1년 만에 62.4% 늘어 1051명으로 불어난다. 여기에다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렸던 과거 조사국과 같은 기획 조사 기능도 강화된다.

공정위 조사국은 외환위기 이후 계좌추적권과 금융자료 요구권까지 갖고 대기업집단의 부당 내부거래 등에 대한 대대적 조사를 벌여 ‘경제 검찰’이라는 말을 들었다. 정권 입맛에 맞는 조사에 집중하고 과징금을 남발해 기업 활동을 옥죈다는 비판도 받았다. 노무현 정부가 2005년 공정위 조사국을 폐지한 이유는 이 같은 규제 일변도의 대기업 정책의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당시 공정위를 카르텔(부당 공동행위) 방지와 소비자 보호에 중점을 둔 시장 친화적 감시기구로 체질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도로 대기업에 초점을 맞추는 일이 되풀이됐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조사국 역할을 할 기업집단국 신설이 추진돼 논란이 일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기업집단감시국을 만들었다. 이번에 중점조사기획단이 신설되면 기존 대기업 및 플랫폼 담당 조직이나 조사 부서와 업무가 겹치는 ‘옥상옥 조직’이 될 수 있다. 중점조사기획단의 업무 범위, 조사 절차와 기간, 조직 내 역할 분담 등을 명확히 하고 조사 대상 기업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으면 과잉, 중복 조사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가 기업 지배구조에 모범답안을 제시하고 자산 규모에 따른 획일적 규제를 하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공정위의 규제 권한이 커질수록 기업은 시장보다 정부 심기와 규제를 더 살피는 부작용이 생긴다. 규제는 로비를 부른다. 최근 5년간 공정위 출신 공직자 12명이 로펌에 취업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글로벌 스탠더드와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규제’ 부담이 커지면 외국 기업과의 역차별 논란도 반복된다. 공정위의 급격한 몸집 불리기에 앞서 21년 전 조사국을 폐지한 이유를 곱씹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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