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제위기 틈탄 매점매석, 민생 위해서도 좌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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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에 편승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매점매석 행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동차와 선박, 산업설비 등에 두루 사용되는 윤활유가 일부 품귀현상을 나타낸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윤활유 원료인 윤활기유의 공장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늘어났음에도 시장 일각에서 윤활유 제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활유의 생산과 유통 과정 중 어딘가에 매점매석 행위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정부가 지방자치단체·한국석유관리원 등과 함께 윤활유 제조·판매 업체들을 대상으로 실태 점검에 나섰다.

비단 윤활유만이 아니다. 의약품 용기와 포장재, 수액백, 주사기 등 의료기관에서 사용되는 여러 가지 소모품도 재고가 바닥을 드러낼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이것을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류의 생산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일부 의료기관의 사재기나 유통 단계의 매점매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암모니아·요소·황 등 비료 원료들도 공급망에 혼란이 초래돼 영농기 농가의 우려가 큰 가운데 일부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쟁이 더 길어지면 가정에서 일상 사용되는 식품 용기 등 각종 플라스틱 제품과 합성섬유로 만들어지는 의류도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대외 변수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온 국민이 합심하고 협력해 그 영향을 최소화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사재기나 매점매석을 하는 행위는 모두의 고통을 가중시키면서 저 혼자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반사회적이고 부도덕한 이기주의다. 특히 향후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특정 상품을 대량으로 사들인 뒤 판매하지 않고 쌓아두는 매점매석 행위는 물가안정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

정부가 공급망 위기 대응을 위해 연일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터진 곳을 때우는 임기응변을 넘지 못하는 인상을 준다. 민생을 괴롭히고 산업 활동을 저해하는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단속과 처벌에 나서야 할 것이다. 국민 생활과 산업 활동에 필수적인 품목들을 중심으로 상시 모니터링을 대폭 강화해 수급 불안정과 매점매석을 선제 차단하는 데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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