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7개월 끌다 관례 깨고 대법관 ‘서면 제청’한 대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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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 2026.02.12 뉴시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6개월 가까이 비어 있던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다음 달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해 달라고 18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제청했다. 그동안은 대법원장이 사전에 청와대와 후임 대법관을 누구로 할지 조율한 뒤 대통령과 직접 만나 제청해 왔다. 조 대법원장은 이런 관례를 깨고 후임 대법관 후보를 사실상 통보한 셈이다. 대법관후보추천위가 3월 퇴임한 노 전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 4명을 추천한 것이 1월이다. 통상은 추천 뒤 1∼3주 안에 제청이 이뤄졌지만, 조 대법원장은 7개월이 되도록 제청하지 않았다. 신속한 재판을 강조해온 조 대법원장이 반년의 대법관 공백에도 제청을 미룬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는 사이 대법관후보추천위는 9월 퇴임 예정인 이 대법관의 후임 후보자 4명을 이달 초 추천했다. 그러자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와 조율이 안 된 상태에서 두 명의 후임을 한꺼번에 제청했다. 이는 여권과 조 대법원장 간에 누적돼 온 상호 불신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지 9일 만에 선고가 나오자 법원 내에서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법 쿠데타”라며 격렬히 비판했고, 사법부의 반발에도 대법관 증원, 법왜곡죄 및 재판소원제 도입 등의 내용을 담은 ‘사법 개혁 3법’을 국회에서 일방적으로 통과시켰다. 여권과 조 대법원장의 비타협적인 대립이 이 같은 파행을 불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간의 경과가 어찌 됐건 대법관 제청은 헌법과 법률의 취지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헌법은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청권은 대통령의 임명권, 국회의 동의권을 존중하는 선에서 사용되어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선진국 중 대법원장이 대법관 제청권을 가진 나라도 거의 없다. 대법원장의 제청권은 군사 정권이 들어선 후인 1962년 헌법에 처음 포함됐다. 그나마 이때는 법관추천회의의 동의가 있어야 제청할 수 있었지만, 1972년 유신 헌법은 이마저도 없애 버렸다. 6월 항쟁의 산물인 1987년 헌법에서 국회동의권을 추가해 민주적 절차를 강화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대법관 제청 하루 만에 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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