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인스타그램은 마약이야” [횡설수설/우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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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미국 콜로라도주 여고생이었던 애널리 쇼트는 18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인스타그램, 틱톡에서 끊임없이 또래 여자아이들의 외모와 비교했고 ‘스스로 못생겼다고 느낀다’고 일기에 썼다. 그의 부모는 딸이 사망한 뒤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열어봤다가 딸이 겪은 고통을 알게 됐다. SNS가 추천한 피드는 불안, 우울, 자살 관련 글로 도배되어 있었고 “고통을 없애는 방법은 하나뿐”과 같은 내용이 떴다. 애널리가 심리적으로 취약해진 순간을 포착해 SNS는 조회수를 올리고 광고를 보게 하고, 결국 벼랑 끝으로 몰아갔다. ▷메타는 애널리를 먹잇감으로 삼은 그 알고리즘으로 돈을 벌어 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3년 전 호주 언론이 메타가 광고주를 대상으로 13∼17세 청소년을 공략하는 광고 전략을 설명한 내부 문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살이 쪄서 쓸모없다고 느낀다’고 하면 비만약 광고를, ‘남자친구와 멀어져 불안하다’고 하면 화장품 광고를 노출시키는 식이다. 친구 숫자, 대화 내용, 위치 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수집한 뒤 감정적으로 취약한 순간을 노린 맞춤형 광고를 ‘고도의 마케팅’으로 버젓이 홍보한 것이다.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 밖에선 애널리처럼 자살, 성착취, 마약 중독 등 SNS에 희생된 아이들의 부모들이 자녀 이름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서 있었다. 이날은 미국 29개 주정부가 메타를 상대로 청소년 중독을 유도하는 플랫폼을 설계하고 위험성을 축소, 은폐했다고 제기한 소송의 첫 공판이 열린 날이다. 주정부는 벌금 1930억 달러(약 273조 원)와 아동·청소년 데이터 기반 알고리즘, 과몰입 유발 기능 삭제를 요구했다. ▷이날 법정에선 메타가 아동·청소년의 이용 행태를 분석한 내부 보고서 ‘장기 이용자 유지: 아동·청소년이 좋다’도 공개됐다. 보고서는 아동·청소년의 뇌는 끊임없이 보상을 추구하고 사회적 피드백에 민감하지만 성인만큼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이 발달하지 않았다며 이들이 수익을 창출하기 가장 좋은 대상이라고 결론 내렸다. “세상에, 인스타그램은 마약이야” “우리는 마약상이지” “사람들이 폭식하듯 사용해서 보상을 느끼지 못해” 같은 메타 직원들의 대화도 공개됐다. 메타가 중독을 유발하는 알고리즘, 무한 스크롤을 알고도 방치했다는 증거다. ▷메타는 마크 저커버그 등 경영진이 이윤 추구에 매몰된 나머지 도덕적 감수성에 둔감한 상태였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아르투로 베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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