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가 있는 전국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가 19일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계를 21일까지 반려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는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동맹 휴학을 눈감아줬지만 올해는 질병 등 학칙상 허용되는 사유가 아닌 휴학은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휴학 승인 없이 복학하지 않으면 원칙대로 유급 또는 제적 처리하겠다는 뜻이다. 대다수 의대가 3학기 연속 휴학을 불허하고 있어 지난 1년간 휴학한 24학번은 이번 학기에 복학하지 않으면 제적될 가능성이 높다.
대학들이 의대생 휴학에 대해 원칙 대응 방침을 정한 건 올해도 집단 휴학을 허용할 경우 내년엔 예과 1학년이 3개 학년으로 불어나 교육 불능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다음 주가 복귀 마감 시한이지만 학생들 복학 움직임은 미미하고 수업은 파행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도 집단행동이 이어진다면 앞으로 수년간 신규 의사 배출이 끊기게 된다. 대입 수험생들의 반발에도 의대생의 전원 수업 참여를 전제 조건으로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를 결정한 만큼 이젠 돌아와 교육 정상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
의대생과 전공의의 저조한 복귀율에 서울대 의대 교수 4명이 공동 성명을 내고 제자들에게 책임감 있는 행동과 성찰을 촉구했다. 의료 체계 개선을 위한 설득력 있는 대안 없이 반대만 하면서 병원과 학교로 복귀하려는 동료들을 비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명서의 날 선 어조에 전공의들은 크게 반발했지만 의정 갈등으로 1년 넘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 중에선 교수들 주장에 공감하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전공의와 의대생은 졸속 의대 증원의 피해자인 것은 사실이나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들과 가족들의 피 말리는 심정도 헤아리기를 바란다.
교육부는 제적생이 나오면 편입학으로 결원을 메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의대 진학을 위한 반수 열풍만으로도 대학 교육 전체가 타격을 받고 있다. 당장 2배 넘게 불어난 의대생 교육 대책도 내놓지 못하면서 편입학 운운하는 것은 한참 앞서 나가는 얘기다. 대통령실은 ‘단 한 명이라도 안 돌아오면 도로 2000명 증원’이라는 경고도 했다. 이번 사태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정부의 신중치 못한 강경 발언은 이들의 복귀를 더욱 어렵게 할 뿐이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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