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폭등, 국가적 문제로 떠올라
과도한 살처분으로 공급 부족 사태
‘가오카오 만점기원’ 용 소비 급증
중국에서 서민들의 친숙한 식재료인 계란값이 국가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각 가정에서는 갑작스러운 계란값 폭등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지난해까지만 해도 계란 과잉 공급을 호소하던 농가들은 이제 물량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길거리 노점상들은 치솟는 계란 가격과 이란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비용 상승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중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의 계란값 대란으로 중국 관영 매체들조차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계란값을 묘사하기 위해 ‘로켓 계란’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산지의 계란 가격을 추적하는 지수에 따르면 현재 계란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급등했다. 중국 북부 관타오의 도매시장 기준으로는 최근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업계 관계자들마저 놀라게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1인당 계란 소비국인 중국에서 이 같은 가격 급등의 여파는 유독 뼈아프다. 더욱이 이는 수년째 산업 과잉 생산과 소비 위축으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을 겪고 있는 중국 경제 상황과도 대조적인 역설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은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러한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의 불쾌한 조합 속에서, 계란값 폭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양계 농가들의 섣부른 생산 조절에서 비롯됐다.
계란 시장 전문가인 아스펜 리에 따르면, 2024년부터 2025년 사이 농가들이 산란계를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리면서 공급 과잉이 발생했고 가격은 폭락했다. 사료값을 감당하지 못하게 된 농가들은 전문가들이 ‘과도하다’고 평가할 수준의 대규모 살처분을 단행했다. 결국 치솟는 수요를 감당할 산란계가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은 전문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폭등했다.
여기에 대입 시험 기간을 맞은 학생들과 단오절 연휴 등 계절적 요인으로 수요가 겹치며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매년 6월 치르는 중국의 대입 시험 ‘가오카오(高考)’ 기간에도 계란 소비가 급증한다. 중국에는 시험 날 아침에 100점 만점을 기원하며 길쭉한 중국식 튀김 빵인 요우티아오(油条) 1개와 계란 2개를 함께 먹는 풍습이 있다. 요우티아오는 모양이 숫자 ‘1’을 닮았고, 두 개의 계란은 숫자 ‘0’ 두 개를 닮아서 나란히 놓으면 ‘100’이라는 숫자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란 전쟁으로 인해 취사용 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오르며 서민들의 고통은 배가 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화살을 돌리기도 한다. 톈진의 한 식당은 창문에 “트럼프가 물가를 올렸다”는 안내문을 붙이고 계란이 들어가는 중국식 크레페 ‘젠빙’의 가격을 7센트 인상했다.
하지만 가격 인상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NYT에 따르면 진화시에서 젠빙 노점을 운영하는 아쉬안 부는 단골손님을 잃을까 봐 가격을 동결했다. 그가 이틀에서 사흘마다 소비하는 계란 360개의 가격은 한 상자에 25달러에서 35달러로 뛰었다. 5일마다 교체해야 하는 가스통 가격 역시 16달러에서 22달러로 올랐다. 그는 “한 달 내내 바쁘게 일해도 결국 수중에 남는 게 전혀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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