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단에 있는 삼양식품 밀양제2공장에서 불닭볶음면 제품이 자동화 설비를 통해 외포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11일 밀양제2공장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삼양식품 제공
10일 찾은 경남 밀양의 삼양식품 밀양제2공장. 위생모와 덧신을 착용하고 2층에 들어서자 공장에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고 ‘위잉 위잉’ 기계 소리만이 조용히 울려 퍼졌다. 유리벽 너머로는 대형 믹서에서 만들어진 반죽이 7단 롤러를 통해 얇은 면 시트로 펼쳐진 뒤 증숙 터널에서 3분 30초간 찌고 정사각형으로 커팅돼 튀겨지는 과정이 이어졌다. 이후 컨베이어 벨트에서 액상 스프가 자동으로 투입되고 밀봉됐다. 박스에 담긴 완제품은 360도 회전하는 기계를 통해 팔레트에 차곡차곡 쌓였다. 이날 공장 투어를 맡은 김일출 밀양 제2공장 TF 총괄 제조혁신본부장은 “2공장의 가장 큰 특징은 완전 자동화 공정”이라며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주요 제품의 제조 공정은 전면 자동화돼 있다”고 했다.
삼양식품은 경남 밀양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 ‘수출 전진기지’ 밀양제2공장을 11일 준공했다. 2022년 5월 밀양제1공장 설립 이후 3년 만이다. 2공장은 축구장 6.5개 넓이인 3만2989㎡(약 1만 평) 규모로 봉지면·용기면 각 3개 등 총 6개 생산라인을 갖췄다. 불닭볶음면·까르보불닭 등 주력 제품을 연간 최대 8억3000만 개까지 만들 수 있어 전체 생산 능력은 기존보다 35%가량 확대된다. 2공장은 시범 운영을 거쳐 7월부터 정식 가동된다. 생산 제품은 전량 미국, 유럽, 아시아 등 100여개 국으로 수출될 계획이다.
삼양식품 밀양 제1공장(왼쪽), 밀양 제2공장(오른쪽) 외관. 삼양식품 제공
삼양식품이 2공장을 제1공장 설립 후 3년 만에 착공한 것은 해외 시장에서 불닭볶음면 열풍이 불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2015년 307억 원이었던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1조3359억 원으로 급증했다. 현재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80%에 육박한다. 특히 중국과 미국의 지난해 매출 비중은 각각 28%, 27%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2공장의 전 공정을 자동화한 것도 급증한 해외 수요와 관련있다. 김동찬 삼양식품 대표이사는 “수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물류 자동화 등을 통해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향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자동화 물류창고와 자율주행 물류로봇(AMR)을 도입해 밀양 1공장과 2공장 간 물류 연계 프로세스를 최적화했다.
삼양식품은 밀양2공장 준공이 도약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불닭볶음면이 아직 정점에 올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코카콜라처럼 세계인이 즐기는 브랜드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기념사에서 “불닭이라는 별은 이제 막 타오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더 오래 타오르기 위한 준비와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은 글로벌 불닭볶음면 열풍을 타고 최근 몇 년간 매출액이 급증했다. 2022년 9090억 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1조7280억 원으로 2년 만에 2배 수준으로 성장했다. 김 부회장은 “우리는 앞으로 매운 맛의 바이블이 되어야 한다”며 “불닭 브랜드를 문화의 아이콘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