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이 342회, 8500만원 청구
연말엔 작년 지급액 2.1조 넘을듯
지난해 40대 남성 A 씨는 11개월간 8개의 의료기관에서 총 342회의 비급여 물리치료를 받았다. 체외충격파 치료만 309회, 도수치료 23회, 기타 치료 10회 등으로 서울, 충북, 충남 등 전국 각지의 병원을 넘나들었다. A 씨가 청구한 실손보험금은 8500만 원이 넘는다.도수치료 등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이 올해에만 1조6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잉 진료가 실손보험금 누수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부도 본격적인 제도 개선에 착수했다.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이 손해보험협회로부터 제출받은 ‘비급여 물리치료 지급 세부 현황’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비급여 물리치료로 지급된 실손보험금은 1조5620억 원(784만 건)으로 집계됐다.
2021년 1조8469억 원(936만 건)이었던 비급여 물리치료 실손보험금은 2022년 1조8693억 원(986만 건), 지난해 2조1271억 원(1152만 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는 처음으로 2조 원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지급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비급여 항목의 경우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과 달리 진료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의료 기관에서 원하는 만큼 진료 횟수와 금액을 책정할 수 있다. A 씨같이 과잉 진료가 의심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과잉 진료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다수의 가입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손보험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자 최근 윤석열 대통령도 금융위원회와 보건복지부에 실손보험 개선안을 연내에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전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실손보험의 범위, 한도에 대한 개선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실손보험이 의미 있는 개혁이 되려면 비급여에 대한 관리도 강화될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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