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거리-그린적중률 1위' 무관의 이동은, 이젠 때가 왔다 "욕심나지만 최대한 내려놓고" [한국여자오픈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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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은이 14일 한국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드라이버 티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대회조직위 제공

"기회가 와서 욕심도 나지만 최대한 내려놓고 플레이해야 할 것 같아요."

드라이버 비거리와 그린 적중률 모두 1위에 올라 있지만 생애 첫 우승도, 올 시즌엔 준우승도 거두지 못하고 있던 이동은(21·SBI저축은행)에게도 드디어 기회의 순간이 왔다.

이동은은 13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대한골프협회(KGA)가 주최·주관하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 DB그룹 제39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원)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1라운드 4언더파, 2라운드 2언더파를 기록한 이동은은 이날 결국 김시현(NH투자증권)과 공동 선두로 뛰어올라 챔피언조에서 최종 라운드를 맞이하게 됐다.

2번 홀(파4) 티샷이 페널티 구역으로 향하며 보기로 시작했지만 7번 홀(파5) 세컨드샷을 그린에 올린 뒤 버디를 잡아내며 살아나더니 후반 날카로운 아이언샷과 퍼팅감을 살려 4타를 더 줄이는 상승세를 보였다.


아이언샷을 날리고 타구를 바라보는 이동은. /사진=대회조직위 제공

무더운 날씨와 까다로운 코스에도 불구하고 경쟁자들에 비해 더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고 결국 가장 우승에 가까운 위치까지 올라섰다.

2023년 입회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KLPGA 투어에 뛰어든 이동은 지난 시즌 준우승만 두 차례를 거뒀다. 올 시즌엔 드라이버 비거리 260.1야드(237.8m), 그린 적중률 78.9%로 두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할 만큼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평균 타수도 70.4타로 전체 6위.

평균 퍼팅 30.8개로 97위로 처져 약점이 컸으나 이번 대회에선 3라운드까지 그린 적중시 퍼트 1.73개로 19위로 한층 완성도를 높였다. 드라이버 비거리(256.9야드)와 그린 적중률(78.8%) 모두 5위로 강점이 사라진 것도 아니었다. 그 결과가 올 시즌 최고 성적이 3위였던 이동은을 공동 선두 자리로 올려놨다.

이동은은 "전반에 버디 찬스가 좀 있었는데 생각보다 (퍼트가) 안 떨어져서 약간 힘들었는데 여기가 원래 힘든 코스이다보니 '참자, 참자'하는 생각으로 계속 기다렸다"며 "후반에 퍼터가 잘 떨어졌고 샷도 운이 따르고 잘 됐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나 14번 홀(파4)에선 프린지에 놓은 12.6m 먼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기세를 타 15번 홀(파4)에선 94m 거리에서 웨지샷을 홀 0.4m 거리에 붙이며 연속으로 타수를 줄이는 놀라운 감각을 보여줬다.

퍼팅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이동은. /사진=대회조직위 제공

약점으로 평가받던 퍼터가 잘 되자 선순환이 이뤄졌다. 이동은은 "그런 퍼터가 들어가다 보니까 아이언샷이나 다른 것들도 더 자신 있게 잘 풀린 것 같다"고 전했다.

무더위 속에도 지치지 않는 체력도 강점이다. "오늘은 그렇게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는 이동은은 "지금 별로 생각을 안 하고 치고 있다. 이 코스는 생각을 안 해야 오히려 잘 풀리는 것 같다. 1 2라운드를 쳐보니 보기를 해도 그렇게 스트레스 받아야 할 필요도 없는 코스인 것 같고 제가 해야 될 것만 열심히 하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고 털어놨다.

KLPGA 투어 첫 우승이 눈앞까지 다가왔음에도 마지막 홀 퍼트를 마치고 나서야 공동 1위로 올라선 걸 알았을 만큼 경기에만 집중했다.

이번 대회 우승자에겐 무려 3억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동은이 첫 우승을 이번 대회에서 차지하게 될 경우 시즌 상금 4억 9954만 833원으로 19위에서 3위까지도 뛰어오를 수 있다.

너무도 원했던 우승이지만 오히려 더 담담하게 최종 라운드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내일은 그냥 사흘 동안 쳤던 것처럼 제가 해야 할 것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더 집중력을 발휘해야 될 것 같다"며 "물론 이렇게 기회가 와서 욕심도 나지만 최대한 내려놓고 플레이해야 할 것 같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했다.

이동은이 데일리 베스트를 수상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회조직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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