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NOW]
고급 수건, 주방용품, 조명 등… 프리미엄 일상용품 소비 증가
타인 의식하는 과시 소비 감소
내실 추구로 자기만족감 높여
다만 최근 들어 ‘불황에는 립스틱 판매가 증가한다’는 공식이 다소 힘을 잃은 분위기다. 럭셔리 브랜드의 코스메틱 부문 성장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발렌티노 뷰티, 샬롯틸버리 등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잇따라 국내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글로벌 공룡 기업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세계 경기 둔화로 명품 판매가 정체되자 투자 효율이 낮은 뷰티 부문이 구조조정 1순위에 오른 것이다.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와 케링(Kering) 그룹은 자사 내 뷰티 부문의 지분 축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연일 지속되는 불황 속에서 소비자들은 이제 립스틱 대신 어디로 시선을 돌리고 있을까? 흥미롭게도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것은 프리미엄 수건, 주방용품, 홈웨어 같은 ‘일상 밀착형’ 제품들이다.
집에서 입는 홈웨어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플랫폼 29CM에 따르면 2025년 8∼10월 파자마와 로브 등 홈웨어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증했다. 특히 Z세대 사이에서 집들이나 생일에 파자마를 선물하는 문화가 확산하며 ‘선물하기’ 서비스 내 거래액도 20% 넘게 늘었다.
공간의 질을 높이려는 ‘프리미엄 리빙’ 선호 현상도 뚜렷하다. CJ온스타일의 분석 결과, 올해 1∼2월 500만 원 이상의 고가 리빙 상품 주문액은 전년 대비 59%나 증가했다. 소파, 매트리스 등 공간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고관여 상품군뿐만 아니라 조명 등 인테리어 소품의 인기도 지속되고 있다.
자신에게 꽃을 선물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어니스트플라워, 모이 등 꽃 정기구독 서비스까지 가세하며 ‘나를 위한 꽃 선물’은 새로운 일상 의례로 자리 잡았다. ‘커피값을 아껴 나에게 꽃을 선물한다’는 콘셉트가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있다.
첫째, 즉각적이고 감각적인 만족감을 제공한다. 부드러운 수건의 촉감, 은은한 향기, 편안한 잠옷은 구매 즉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변화다. 둘째, 일상을 소소하게 업그레이드시킨다. 화려한 명품 가방 하나보다 매일 쓰는 물건들의 질을 높이는 것이 삶의 질을 더 실질적으로 개선한다는 인식이다. 셋째, 큰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로 소비 후에도 죄책감을 크게 느낄 필요가 없다. 넷째, 돈을 썼을 때 나를 소중히 여긴다는 느낌이 든다. 타인의 시선이 아닌 나 자신만을 위한 소비라는 점에서 자존감을 높여준다.
이런 변화를 일컬어 ‘트리토노믹스(Treatonomics)’라는 신조어도 최근 등장했다. ‘대접하다’라는 뜻의 트리트(Treat)와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로, 경기 침체 속에서 불필요한 과시는 줄이되 스스로를 대접하는 소비를 통해 심리적 만족을 극대화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불황의 터널 속에서 사람들은 립스틱 대신 수건을 집어 들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위안을 찾고 있다. 타인에게 보여지는 ‘나’보다 스스로 오롯이 느끼는 ‘나’의 행복이 더 중요해진 시대, 이 작은 ‘대접’들이 모여 팍팍한 일상을 조금 더 따뜻하고 우아한 곳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전미영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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