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시대…한국은행, 더 많이 소통해야 한다"[ESF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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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다원 이유림 김연서 김주환 기자] 대내외적 이유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소통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중앙은행이 금리 경로뿐 아니라 그 전망에 담긴 불확실성까지 시장에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진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17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Edaily Strategy Forum 2026)에서 '통화·금융 무질서의 시대, 성장 가능한 통화·금융정책'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힘의 시대, 문명의 재편: 누가 신세계를 설계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은 미·중 패권 경쟁, 이란 전쟁 뿐만 아니라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하는 지정학적 지각변동 속에서 우리 사회가 직면한 외교·안보, 금융·재정의 전환점을 다각도로 해부하고 위기 속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김진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은 17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힘의 시대, 문명의 재편: 누가 신세계를 설계하는가’를 주제로 열린 제17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불확실성 자체를 시장에 전달하는 방향으로 중앙은행 소통 방식이 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최근 세계 경제가 과거보다 훨씬 더 큰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지정학적 갈등과 재정정책 변화, 글로벌 경제 충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경제 전망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그는 “정책 소통은 정상적인 상황에서도 양날의 검”이라며 “시장 기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상황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틀릴 수도 있고 이는 신뢰성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최근 중앙은행들은 조건부 전망과 대안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 2022년 10월 포워드 가이던스(정책 방향 사전 예고)를 도입하며 정책 소통을 늘리고 있다. 초기 3개월 내 조건부 금리 전망을 제시하는 것이다.

김 위원은 “(당시) 제로금리 상황에서는 금리를 더 내릴 수 없기 때문에 미래 정책 방향을 이야기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수단이었다”며 “포워드 가이던스는 시장 기대를 형성하고 금융시장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인간의 본성상 조건부 약속도 무조건적인 약속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중앙은행이 조건부로 이야기하더라도 시장이나 언론은 이를 확정적인 약속처럼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중앙은행은 과거 자신의 발언에 스스로 제약을 받게 되고 정책 대응의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도입한 점도표(Dot Plot)는 이런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결과물이다. 한은은 올해부터 6개월 기준금리 전망 점도표를 도입했다. 김 위원은 “각 위원이 점 하나가 아니라 세 개의 점을 제시하도록 했다”며 “총 7명의 위원이 참여하면 21개의 점이 만들어지는 구조로 이를 통해 기본 시나리오와 다양한 가능성을 함께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기존 3개월 금리 전망 공개는 자체적인 한계가 있어, 시장에서는 3개월이 너무 짧고 좀 더 긴 기간에 대한 전망을 알고 싶어했다”며 “금리를 인하하거나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해도 그 의미가 50%인지 10%인지 알 수 없다는 지적과 확률 분포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점도표 도입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은 “향후에는 불확실성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50%인지 10%인지와 같은 확률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개인의 전망뿐 아니라 위원들 간 견해 분포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완벽한 투명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중앙은행은 일정한 한계 안에서 적정 수준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불확실성을 전달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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