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 코스피에 본격 지각변동…증권사로 몰려드는 퇴직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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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퇴직연금의 ‘머니무브’가 본격화하고 있다. 기존에 퇴직연금은 원금 손실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은행 예금 등에 묶어두고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경향이 짙었다. 최근에는 가입자들이 국내 증시 호황에 힘입어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로 자금을 이동하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2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국내에서 퇴직연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42개 사업자(은행·증권·보험사)의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총액은 496조8021억원으로 집계됐다.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 개인형퇴직연금(IRP)을 모두 합한 수치다.

이중 12개 은행의 적립금 운용 금액이 260조5580억원으로 전체 절반 이상(52.4%)을 차지했다. 이어 14개 증권사 131조5026억원(26.5%), 16개 보험사 104조7415억원(21.2%) 순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 규모는 2023년까지만 해도 보험 업권이 증권 업권보다 많았다. 하지만 2024년 증권이 보험을 앞질렀고 지난해에는 격차를 확대했다.

증가율로 보면 증권사의 성적은 더욱 돋보였다. 지난해 증권의 적립금 운용 금액은 전년 말과 비교해 26.5% 증가했으며 은행 15.4%, 보험 7.4% 순으로 나타났다.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증권이 유일하게 2024년 24.3%에서 지난해 26.5%로 2.2%포인트 늘었다. 은행과 보험은 같은 기간 각각 0.4%포인트, 1.7%포인트 감소했다.

증시 활황에 힘입어 높은 기대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투자 상품으로 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해 42개 사업자 중 퇴직연금 수익률 1위는 현대차증권으로 DC형 원리금 비보장 상품에서 24.62%의 수익률을 올렸다. DB형과 IRP형 원리금 비보장 상품 1위도 각각 유안타증권(18.97%), 하나증권(21.01%)으로 모두 증권사가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했다.

남재우 한국연금학회장(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퇴직연금 머니무브의 원인은 수익률”이라며 “퇴직연금을 적극적으로 굴리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배당형 상품을 가입·운용하기에 유리한 증권사로 자금이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원리금 보장형이 아닌 실적 배당형의 비중을 늘려야 한다”며 “투자 활성화 측면에서 증권 업권으로의 이동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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