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에 투자 쏟아붓는 빅테크, AI 수익화 성공할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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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안에 ‘인공지능(AI)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도 공급 과잉에 직면할 수 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분야 전문 운용역인 곽찬 한국투자신탁운용 기업분석부 부서장(사진)은 2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HBM 업황에 대해 이렇게 진단했다. 2020년 국회 예산처 반도체분과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곽 부서장은 약 14년의 경력을 쌓은 테크 전문 운용역이다.

그는 “현재 반도체 업황은 기존 PC·서버·모바일 등에 사용된 ‘레거시(범용) 반도체’와 AI 구동에 필요한 그래픽처리장치(GPU) 핵심 부품인 HBM 등 ‘스페셜티(고부가가치) 반도체’ 등 두 분야로 양극화되고 있다”며 “AI 열풍과 함께 GPU 수요가 폭발하면서 고부가가치 반도체에 대한 집중도가 굉장히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점차 공급자가 많아지고 대체 가능한 캐파(생산 능력)가 늘면 이 또한 결국 공급 과잉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현재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AI 경쟁’에 뛰어든 빅테크들이 AI 수익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곽 부서장은 “지금은 AI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너도나도 투자를 쏟아붓고 있어서 반도체 장비 수요도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이게 실제 어떤 사업 모델로 이어질지는 모른다”며 “정작 빅테크가 돈을 벌지 못하면 GPU 주문과 투자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HBM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고객사들의 구매 저항 심리가 강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GPU 제조는 엔비디아가, GPU에 들어가는 HBM 공급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구조이다 보니 단가가 높게 형성돼 있다. 결국 단가를 낮추기 위해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 독점 체제를 깨뜨리려 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곽 부서장은 “엔비디아 스스로는 독점 지위를 유지하더라도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HBM 공급사들에 경쟁을 붙여 단가를 떨어뜨리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범용 반도체 재고가 올해 상당 부분 소진되면서 내년 상반기 이후 수급 상황이 올해보다 나아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범용 D램과 HBM 등을 통틀어 반도체 업황은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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