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이민자 나가라” 남아공 시위…900여명 체포에 총격 사망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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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이민자 나가라” 남아공 시위…900여명 체포에 총격 사망자도

입력 : 2026.07.02 11:44

반이민단체, 날짜 지정 ‘최후통첩’
시위대, 이민자 소유 상점 약탈
여러 아프리카 국가 출신자 뿌리내려
남아공 경제난에 이주자 향해 비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불법 이민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줄루족 구성원들이 행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불법 이민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줄루족 구성원들이 행진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반이민단체들이 ‘불법 이민자 출국 최후통첩’ 시한으로 정한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남아공 곳곳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900여명이 체포됐지만, 총격이 발생해 외국인 노동자가 사망하는 등 소동도 있었다.

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요하네스버그와 동부 항구도시 더반 등 남아공 곳곳에서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을 주장하며 거리를 행진했다. 테벨로 모시킬리 남아공 경찰청 차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날 전국 120곳에서 시위가 열렸다며 이중 12곳에서는 소요 움직임이 있어 경찰이 개입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시위 대응과 이민자 단속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900명 이상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인원은 폭력 행위와 강도, 폭력 선동 등 혐의를 받은 이들뿐 아니라 이민법을 위반한 불법체류자와 이들을 숨겨준 혐의를 받은 이들도 포함한 것이라고 모시킬리 차장은 설명했다. 이들 중 몇몇은 자신들에게 불법체류자 단속 권한이 있다며 외국인 거주지에 무단으로 들어가 ‘이 나라를 떠나라’라고 요구한 경우도 있다고 모시킬리 차장은 전했다.

이후 경찰은 별도 성명을 통해 1일 늦은 밤 요하네스버그 알렉산드라 지역에서 한명이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지역 주민들은 외국인 소유의 소규모 상점인 ‘스파자숍’을 약탈했는데 이 과정에서 총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위가 격화되면서 경찰 병력은 밤새 전국 9개 주 중 5개 주에 증원 배치됐다. 군 병력은 또다른 총격 사건으로 2명이 부상당한 요하네스버그 도심 힐브로우 지역에 파견됐다. 더반에서 시위 전날 밤인 지난달 29일 자신이 표적이 됐다고 믿고 건물 8층에서 뛰어내려 사망한 외국인의 죽음에 대한 조사도 진행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음마몰로코 쿠바이 법무장관은 이번 시위에서 폭력이나 범죄 행위에 가담한 사람은 끝까지 추적해 체포·기소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불법 이민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시위대들이 불법체류자로 추정되는 외국인을 쫓아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불법 이민에 반대하는 시위에서 시위대들이 불법체류자로 추정되는 외국인을 쫓아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번 시위는 ‘마치 앤드 마치’ 등 불법 이민 반대 단체들이 지난달 30일까지 불법체류자들이 모두 남아공을 떠나야 한다고 자체 시한을 설정한 뒤 개최됐다. 시위 주최 측은 불법체류자들이 낮은 임금을 받아들이면서 남아공 국민의 일자리를 빼앗고, 마약·범죄 등 여러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타 응고베세-주마 ‘마치 앤드 마치’ 대표는 더반 집회에서 “우리는 대규모 추방을 원하며 앞으로 6개월 안에 정부가 아직 남아 있는 사람들을 모두 내보내길 바란다”며 11월 지방선거까지 매주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은 앞서 불법체류자 단속 강화를 약속하면서도 이민법 집행은 국가의 고유 권한이라며 시위대의 선을 넘는 행동에 대해선 분명한 반대 입장을 보였다.

나이지리아, 말라위, 모잠비크, 우간다 등은 안전을 우려해 남아공 내 자국민을 대피시키고 있다. 남아공을 떠났거나 출국을 기다리는 외국인은 2만5000명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여러 아프리카 출신 이주민들이 남아공 경제 전반에 깊숙이 자리 잡은 것이 이번 사태를 촉발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짚었다. 그들은 미용실과 편의점을 운영하고, 식당에서 일하며, 가정집을 청소하는 등 저임금 일자리를 전전하고 있다. 남아공 경제 성장이 둔화되자 이들이 원주민의 비난 대상이 됐다는 것이다.

FT는 “외국인들은 경제 성장이 10년 동안 정체되고 실업률이 30% 안팎에 머무르는 남아공에서 자주 희생양이 되어왔다”며 “뿌리 깊은 외국인 혐오 정서가 경제적 지위나 인종을 초월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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