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냐, 파면이냐…尹대통령 '운명의 날' 밝았다

19 hours ago 3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직이 걸린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의 탄핵 심판 결과가 4일 나온다. 12·3 비상계엄 선포로 심판대에 오른 윤 대통령은 헌재 결정에 따라 직무에 복귀하거나 파면된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거대한 격랑을 앞두고 나라의 모든 시선이 헌재를 향하고 있다.

◆ 尹 탄핵심판 선고 절차는?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 사건에 대한 선고 기일을 연다. 지난해 12월 14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지 111일 만의 선고다. 헌재가 이날 탄핵안을 인용하면 윤 대통령은 파면되고, 기각 또는 각하할 경우 즉시 직무에 복귀하게 된다. 파면에는 현직 재판관 8인 중 6인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이미 지난 1일 최종 결론을 정하는 절차인 평결을 진행한 재판관들은 전날 늦은 오후까지 결정문의 최종 문구를 다듬는 등 마무리 작업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관들은 이날 1층에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대기하다가, 심판정 직원이 선고 준비가 완료됐다고 알리면 오전 11시 정각에 맞춰 대심판정으로 입장한다.

재판장석 중앙에는 문형배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앉는다. 다른 재판관들은 취임한 순서대로 입장해 문 대행을 중심으로 양쪽의 지정된 자리에 앉는다. 선고는 문 대행이 "지금부터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심판 사건 선고를 시작하겠다"고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윤 대통령은 경호 문제 등을 고려해 출석하지 않기로 했다.

통례에 따르면 헌재의 결정이 8인 재판관 전원일치에 해당할 경우, 문 대행은 결정 이유 요지를 먼저 설명하고 마지막에 주문을 낭독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대·별개 의견이 있는 경우에는 문 대행이 파면·기각·각하 등 주문부터 낭독한 뒤 이유를 설명할 전망이다. 의견이 갈렸던 지난달 24일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심판 선고에서도 "이 사건 심판청구를 기각한다"는 주문을 먼저 읽었다.

◆ 핵심 쟁점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2024년 12월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2024년 12월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재판관들은 총 5개의 탄핵 소추 사유를 쟁점으로 삼아 윤 대통령 파면 여부를 판단한다. 쟁점은 △비상계엄 선포 정당성 △계엄 포고령 위헌성 △국회 활동 방해 여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정치인 등 주요 인사 체포 지시 여부 등이다.

첫 번째 쟁점은 비상계엄 선포 당시 한국 사회가 헌법상 계엄 선포 요건인 '국가비상사태'에 놓였다고 볼 수 있는지, 직전에 열린 국무회의에 실체가 있는지 등이다. 헌법은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를 비상계엄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의 입법 독재가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한다고 주장해왔다.

계엄 선포와 함께 발표된 포고령 1호도 심판 대상이다. 포고령 1호에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국회와 정당의 활동을 금지한 조항이 헌법 원칙에 맞는지, 포고령을 실제 집행할 의사와 계획이 있었는지 등이 주요 쟁점이다.

세 번째 쟁점은 계엄 해제 의결 등 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국회에 계엄군과 경찰을 투입했는지다. 국회 측은 계엄 당일 경찰에 의해 국회 출입이 제한된 의원이 있었고, 대통령이 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하기 위해 계엄군을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질서 유지 차원에서 계엄군을 투입했다고 반박했다.

네 번째 계엄군의 선관위 압수수색 쟁점은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이유로 지목한 부정선거 의혹과 닿아있다. 재판관들은 선관위에 군을 투입해 관계자의 휴대폰을 압수한 행위가 적법한지 등을 들여다봤다. 마지막으로 정치인 등 주요 인사에 대한 체포·구금 지시가 있었는지도 소추 사유로 다퉈졌다.

◆ 관건은 법 위반 아닌 '정도'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사진=사진공동취재단

헌재는 공직자의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 있는 경우 피청구인을 공직에서 파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당장의 법 위반 여부보다는 어느 정도로 헌법 질서에 부정적 영향이나 해악을 미쳤는지 그 '정도'가 관건이다.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 때도 모두 법 위반은 인정됐지만, 위반 정도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은 복귀했고, 박 전 대통령은 파면됐다.

다르게 보면 소추 사유 5개 중 1개만 중대한 위헌·위법으로 인정되더라도 윤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때도 4개의 소추 사유 중 1개만 인정하면서 그 위반의 정도가 중대하다고 판단해 탄핵소추를 인용했었다.

따라서 인용 의견을 선택하는 재판관은 윤 대통령의 행위가 중대한 위헌·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놓을 것이며, 기각 의견을 내는 재판관의 경우 중대성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볼 가능성이 크다. 각하 의견을 내는 경우 국회의 탄핵소추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거나, 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통치 행위이므로 요건 판단을 사법부가 할 수 없다는 취지의 결론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결론 어떻든 혼란 불가피…파면 시 조기 대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 / 사진=연합뉴스

그간의 정치 상황을 돌아보면 헌재가 이날 어떤 결론을 내놓든지 간에 당분간 혼란은 사그라들기보단 더 커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할 경우, 야권과 그 지지자들의 수위 높은 투쟁이 벌어질 수 있고, 탄핵이 인용되면 반대로 격분한 윤 대통령 지지자 등의 극렬한 반발이 이어질 확률이 높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력 100% 동원이 가능한 가장 높은 단계의 비상근무 체제인 '갑호비상'을 전국에 발령했다.

윤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다면 조기 대선이라는 새 정국이 곧바로 열리게 된다. 헌법은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 후임자 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날을 기준으로 하면 오는 6월 3일이 60일 만으로, 대선이 열린다면 이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진 지난 19대 대선도 2017년 3월 10일 파면 결정 이후 그로부터 60일 만인 5월 9일에 열렸다.

숨죽여왔던 잠룡들도 전력 질주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이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동연 경기지사, 이낙연 전 국무총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이 거론된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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