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 이익은 반영하고 손실은 미래로 넘겨”…작심 비판 나선 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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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보험사 회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하며 일부 보험사가 보험금 지출을 낮게 계산해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이 합리적이지 않은 추정으로 이익을 부풀려 출혈경쟁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하며, 손해율 가정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올 1분기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실적 하락을 겪었으며, 유일하게 한화손해보험만 증가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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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메리츠금융 부회장
“미래손해 계산 기준 제각각”
이례적으로 규제 강화 요구

1분기 손보사들 순이익 급감
삼성·현대·DB 두자릿수 뚝
산불·독감유행에 손해 커져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사진 제공 = 메리츠화재]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 [사진 제공 = 메리츠화재]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이 보험사 회계의 구조적 문제를 강도 높게 지적하고 나섰다. 일부 보험사가 향후 예상되는 보험금 지출을 낮게 계산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부풀리고 있어 당국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민간기업 경영진이 당국에 규제를 강화해 달라는 이례적인 요청을 한 셈이다.

김 부회장은 14일 메리츠화재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체적인 보험사 회계적 정합성은 아직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는 장기손해율 가정을 통해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이어 “현재 회사 간 실적손해율은 유사한데, 예상손해율의 추세는 완전히 반대인 경우가 확인된다”며 “현재 실적손해율보다 예상손해율을 현저히 낮게 가정한 회사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적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중에서 보험금을 실제로 지급한 비율을 뜻한다. 예상손해율은 향후 들어올 보험료 대비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예상손해율을 낮게 잡으면 회사는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 할 자금의 부담이 줄어들고 그만큼 현재 실적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해율을 문제 삼은 것은 2023년 도입된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때문이다. IFRS17 도입 후 보험 업계에선 미래에 얻을 수 있는 수익의 현재가치를 계산한 보험계약마진(CSM)이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보험사는 향후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우선 부채로 인식한 후에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이를 이익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손해율 등을 회사별로 가정할 수 있다보니 회사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실적을 부풀릴 수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보험사의 손해율이 향후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많은데, 대형 손보사조차 예상손해율을 낮게 추정하는 것은 고객과 투자자에 대한 정보 제공 의무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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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금융당국에서는 특히 논란이 됐던 무저해지의 해지율과 관련해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은 롯데손보와 금융당국 간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문제는 이러한 비합리적인 추정이 이익은 당기에 실현하고, 손실은 미래 세대에게 떠넘긴다는 점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익을 부풀리면 장기상품 수익성이 높아 보이는 착시가 발생하고 가격할인을 통해 매출을 증대해야겠다는 유혹이 생겨 출혈경쟁이 초래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제도 변화의 피로감에도 보험산업의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성장을 위해선 손해율 가정에 대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올 1분기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줄줄이 실적 하락을 기록했다. 이날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주요 5개 손보사의 1분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1조8635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3785억원) 대비 21.7% 줄었다. 대부분의 회사가 두 자릿수 이상 순익이 줄어든 가운데 유일하게 한화손해보험만 증가세를 기록했다. 산불 등 자연재해는 물론이고 독감 등이 저조한 실적의 원인이었다.

삼성화재는 전년 동기보다 13.2% 감소한 608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보험순이익은 대형 재해에 따른 보험금 예실차 축소로 6% 감소한 4194억원에 머물렀다.

현대해상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7.4% 감소한 20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독감 재유행 등 유행성 호흡계 질환 손해액이 증가해 장기보험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74.2% 감소했다. 지난해 일회성 이익을 제외해도 약 32% 감소한 수치다.

DB손보도 장기위험손해율 상승과 일회성 비용 확대 영향으로 보험순익이 28.5% 줄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은 447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4% 감소했다. 특히 일반보험 부문에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산불 등 해외 대형 사고 영향으로 손해율이 전년보다 10.1%포인트 증가하며 370억원의 보험손실이 발생했다.

메리츠화재 역시 당기순이익이 4625억원으로 전년 동기(4909억원)보다 5.79% 줄었다. 의료파업에 따른 기저효과로 예실차 이익이 줄고, 계리적 가정 변동이 반영되면서 보험순익이 감소했다. 다만 손실부담계약 비용 환입과 투자 실적 개선이 이를 일부 상쇄했으며, 특히 1분기 투자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3% 증가한 2621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보험은 폭설·한파로 인해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이런 가운데 유일하게 한화손해보험은 1분기 순익이 14.25% 증가한 1427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여성·시니어 상품을 앞세운 장기보장성 신계약 확대와 투자수익 개선이 복합적으로 실적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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