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이어 손보사들도 관심
까다로워진 회계기준 맞추고
저금리 재무충격 부담완화 포석
한국은행이 2개월 연속 금리를 낮춘 가운데 금리인하로 인한 각종 재무건전성 비율 악화 부담을 피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공동재보험’을 검토하고 나섰다. 지금까지는 생보사 위주던 것이 이제는 손보사들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 등으로 인한 재무관련 변수가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
공동재보험(co-insurance)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리스크 뿐 아니라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까지 보장하는 상품이다. 재보험사가 모든 부담을 지는 재보험과 달리 보험사와 재보험사가 공동으로 부담을 진다는 뜻에서 공동재보험이라 부른다.
재보험은 1년단위 갱신형인 데 비해 공동재보험은 장기보험계약이다. 국내에는 2020년 도입됐다. 지난 4년간 공동재보험은 상품 만기가 긴 생명보험사의 전유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 금리 예측이 쉽지 않은 데다 금융당국의 회계 기준 강화까지 겹치면서 손보사들도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공동재보험 가입을 적극 검토하기 시작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국내외 재보험사와 함께 공동재보험 계약 체결을 검토하고 있다. 계약이 체결된다면 손보사로선 첫 공동재보험 가입이다. 메리츠화재와 NH농협손해보험을 비롯한 복수의 다른 손보사도 내부적으로 공동재보험 가입을 고려하고 있다. 재보험업계 관계자는 “금리 불확실성과 당국의 회계 기준 강화로 보험사들의 재무 관리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며 “손보사를 포함한 복수의 보험사와 공동재보험 계약 관련 논의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공동재보험 계약 규모는 총 2조원이 넘는다. 국내 재보험사 코리안리의 몫이 1조4800억원으로 가장 크다. 앞서 코리안리는 신한라이프(2400억원), 삼성생명(1조2400억원)과 공동재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는 글로벌 재보험사 RGA(3600억원)와 스위스리(3000억원)가 ABL생명, 동양생명 등 국내 생보사들과 맺은 계약이다. 향후 손보사들의 신규 계약이 줄줄이 체결되면 이 규모는 3조원이 넘는 수준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동재보험 수요가 느는 것은 초장기로 자산을 관리해야하는 보험사 특성 때문이다. 금리 변동성이 커진데다 신회계제도 도입과 함께 재무 관리 필요성이 커지면서다.
금리가 낮아지면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도 악화된다. 가용자본(자기자본)을 보험금 지급을 위해 필요한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높을수록 보험사의 재무가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당국은 150% 수준을 권고했지만 킥스가 이를 밑돌거나 200% 미만인 보험사가 많은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