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 필요한 서민 주로 이용
대출규모 1년새 7천억 증가
연체한 사람도 43%나 늘어나
가입 중인 보험을 담보로 대출받는 보험 약관대출의 이용자와 연체자 수가 최근 1년 새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체해도 신용도에 영향이 없어 일단 대출을 받은 뒤 여력이 부족하면 연체하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동시에 감소 추세를 이어가던 가계대출 연체 차주 수도 증가세로 전환하며 코로나19 시절 수준으로 늘어났다.
5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나이스평가정보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보험 약관대출을 받은 차주 수는 88만3213명으로 1년 전(67만6459명)에 비해 31% 늘었다. 대출 이자를 내지 않아 신용정보원에 금융 채무 불이행이 등록되거나 90일 이상 연체정보가 나이스에 수집된 연체차주 수도 같은 기간 3만1149명에서 4만4372명으로 43% 증가했다. 보험약관대출은 연체하면 보험료와 이자를 이중으로 내야 한다. 또 연체 금액이 해지환급금의 일정 범위를 넘으면 보험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보험약관대출 증가는 급전이 필요한 차주가 그만큼 많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보험 약관대출은 별도 심사 절차가 없어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이 급전이 필요할 때 이용하는 일종의 불황형 대출이다. 특히 연체해도 또 다른 2금융권 대출인 카드론과 저축은행 신용대출과는 다르게 신용도에 영향이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보험계약대출 채권 잔액은 70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7000억원가량이 늘었다.
[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