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카드납 의무화' 결국 무산되나…국회 “자율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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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비자가 카드로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수년째 제기되고 있지만, 국회는 반대 의견을 내놨다. 보험사에게 카드납을 받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이 보험료 상승 등 부정적인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17일 국회 및 금융권에 따르면 입법조사처는 이슈와 논점 보고서를 통해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를 지금처럼 회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험사는 카드사와 계약을 통해 카드납 가능 여부를 회사별로 다르게 판단하고 있다.

현재 보험료 신용카드 납부와 관련해 별도로 규정된 법령은 없는 상태다. 소비자는 계좌이체, 현금수납, 신용카드 등으로 보험료 납입이 가능하다.

다만 일부 보험사는 신용카드 납입을 자체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신용카드를 통해 보험료를 받게 될 경우 카드사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국회에 따르면 보험사가 약 2%대 높은 가맹점수수료를 카드사에 지급하고 있다.

이에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납입보험료에서 카드결제 비중은 6.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 카드납 비율은 지난 2022년 13.2%에서 작년엔 7.4%로 줄더니, 올해 6%대까지 떨어졌다.

보험사가 카드를 통한 보험료 납부를 축소·거절하면서 소비자 자금 유동성과 결제 편의를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회에도 지난 2018년, 2020년과 올해 등 보험료 카드납 관련 법안이 발의된 바 있다.

다만 입법조사처는 보험사가 카드납을 받도록 규정짓게 되면 소비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일본, 영국 등 해외 주요국에서도 보험료 납입방법을 규정한 법안은 없다는 설명이다.

실례로 생명보험사는 소비자로부터 저축성보험이나 종신보험 상품 보험료를 받고, 계약에 따른 이자를 얹어 해지·만기환급금 등 보험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에 더해 카드사에 지급해야 하는 2%대 결제 수수료까지 부담하면 보험원가가 상승한다.

결국 소비자가 받게 될 이자가 낮아지고, 내야 하는 보험료는 상승한다는 의미다. 이는 보험료를 카드로 납부하지 않고 있는 소비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아울러 카드납 의무화로 인한 단기부채 증가가 거시경제 측면에서 시장 불안요소로 작용할 개연도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 관계자는 보고서를 통해 “보험사가 카드납부를 제한하는 것을 법률로 금지하고 이를 처벌 대상으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며 “현행대로 보험사와 카드사간 계약을 통해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 설명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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