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허용은 6년 만에 병영 문화와 소통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휴대전화가 가혹행위 등 쉬쉬하던 병영 부조리의 제보 창구가 되는 일도 많아졌다. 부대 안에 걸린 ‘마음의 편지’함에 신고 내용을 적은 종이를 넣을까 말까 망설였던 병사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부당함을 호소할 수 있게 됐다. 5년 전 국무총리부터 국방부 장관, 육군참모총장까지 고개를 숙였던 코로나19 격리자에 대한 부실 급식 문제도 휴대전화 제보에서 시작됐다.
▷상관이나 선임에 대한 불평도 생활관 뒤편에 삼삼오오 모여 눈치 보며 털어놓는 대신 단체 채팅방에 올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기록이 디지털에 남는 게 문제다. 단순한 불만을 넘어 상관을 헐뜯은 단톡방 글이 상관모욕죄 처벌의 근거가 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016∼2020년 상관모욕 혐의가 적용된 장병은 821명이었는데, 2021∼2025년엔 1551명이었다.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한 2020년을 기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7월엔 한 정비병이 병사들이 있는 채팅방에서 욕설을 섞어 가며 중대장에 대해 “징계 어쩌고 해서 개겼다”는 글을 올렸다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군형법의 상관모욕죄는 친고죄인 모욕죄와 달리 당사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제3자 신고만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벌금형 없이 징역·금고형만 있다. 상명하복의 엄격한 기강을 유지하려는 취지다. 순간의 사적인 감정을 표출한 것이라 항변해도 법원이 상관의 명예를 침해했거나 명령 체계를 허문 하극상이라고 판단하면 졸지에 전과자가 될 수도 있다.▷일상에서 뒷담화와 모욕의 경계가 분명치 않은 측면도 있다. 이 때문에 하급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기도 한다. 2021년 대법원은 단톡방에서 상관을 ‘도라이’라고 표현한 해군 하사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표현은 부적절하지만 군 지휘 체계를 문란하게 만들지는 않았다고 했다. 아무리 홧김이라도 자신이 상관의 지휘를 따라야 하는 군인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사실 군대든 아니든 여러 사람이 모인 채팅방에서 다른 이를 함부로 경멸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다.
윤완준 논설위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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