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리스크 대응 분산투자 전략
S&P500 지수 추종 ETF 주목
액티브 펀드는 하락장 방어용
고배당·중형 가치주 담아볼만
자금 한번에 몰아넣으면 위험
10~20% 단위로 나눠 투자를
최근 자산관리 상담 현장에서 가장 자주 듣는 고민은 '타이밍'이다. 시장이 빠르게 오를 때는 소외될까 두렵고, 조정이 시작되면 손실이 걱정돼 선뜻 들어가지 못한다. 상승장에서는 비싸 보여 망설이고, 하락장에서는 무서워서 기다리게 되는 전형적인 투자 딜레마다.
연일 출렁이는 국제 정세는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지난 2월 28일 미국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이 벌써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중이다. 이로 인해 3월 한 달간 국내 증시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이 840조원가량 증발했다. 종전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속마음만 타들어간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투자보다 원칙에 따라 설계된 투자다. 본업이 따로 있는 일반 투자자는 매일 시장을 분석하고 종목을 골라내는 직접투자만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기가 쉽지 않다. 기업의 실적과 산업 환경, 정책 변화, 금리 흐름까지 모두 점검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간접투자를 활용해 시장에 분산 접근하고, 상황에 따라 '패시브 전략'과 '액티브 전략'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이 더 현실적일 수 있다.
패시브 투자의 장점은 분명하다. 대표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시장 전체 흐름을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따라갈 수 있다. 지수는 실적이 부진한 종목을 제외하고 새로운 기업을 편입하며 스스로 재편되기 때문에 단순히 하나의 종목을 오래 들고 가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 즉 패시브 투자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투자'가 아니라 시장의 구조를 활용하는 투자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물론 패시브 투자도 만능은 아니다. 지수가 하락하면 투자자도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시장이 흔들릴수록 일부 자산은 액티브 전략으로 보완하는 접근이 유효하다. 액티브 펀드는 운용역의 판단을 통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이나 방어력이 높은 자산을 선별해 편입할 수 있다. 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횡보하거나 조정이 길어질 때 이런 운용의 재량이 힘을 발휘한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큰 국면에서는 패시브 투자와 액티브 투자 비율을 6대4로 가져가는 것을 추천한다. 패시브 투자 전략으로는 우선 ETF 위주로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특히 그간 상승폭이 작았던 미국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주목할 만하다.
액티브 투자 전략 역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하락기 방어력이 좋은 고배당주 펀드와 중형 가치주 펀드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는 것이 좋다. 고배당주 펀드는 현재 배당이 높으면서 앞으로 배당을 늘릴 가능성이 있는 기업까지 함께 선별해 투자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업의 현금 창출력·장기 성장성까지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성장주 펀드 대비 분산투자 목적으로 효과적이다.
중형 가치주 펀드는 시가총액이 중간 정도인 기업 가운데 저평가된 곳에 주로 투자한다. 저평가 해소에 따른 수익을 노리는 장기 투자용이지만 그만큼 변동성 방어에 유리하다.
실제로 여러 고객을 대상으로 자산 배분 상담을 해보면 핵심 자산은 패시브로 가져가고 일부는 검증된 액티브 전략으로 보완하는 게 심리적으로 매우 안정적이란 반응을 얻었다.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수익률만이 아니라 시장이 흔들릴 때도 원칙을 지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투자자는 흔히 '언제 사야 가장 좋을까'를 묻지만 실제로 더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사야 오래 버틸 수 있을까'다. 대기자금이 있다면 한 번에 몰아넣기보다 총자금에서 10~20% 단위로 나눠 분할매수하는 것이 변동성 장세에서 훨씬 합리적일 수 있다. 매수 시점과 당시의 시장 수준을 기록해두는 습관도 필요하다. 투자에서 예측은 늘 어렵지만 내가 어느 국면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 남겨두면 다음 선택의 기준이 생긴다.
결국 성공적인 자산관리는 시장의 소음에 휘둘리지 않고 검증된 시스템과 자신의 원칙을 결합해 꾸준히 실행하는 데서 시작된다. 분산과 리밸런싱 그리고 기록이 쌓일 때 비로소 투자자는 변동성 장세를 견디는 힘을 갖추게 된다.
[KB국민은행 청담스타PB센터 김성민 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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