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가 공개됐다.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는 22일(한국시간) 10년차 이상 회원들이 진행한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입회자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총 400명의 회원중 98.5%에 해당하는 394명이 투표에 참가한 결과, 스즈키 이치로(99.7%) CC 사바시아(86.8%) 빌리 와그너(82.5%)가 기준치인 75%를 넘겨 쿠퍼스타운으로 향하게 됐다.
나머지 투표 결과도 흥미로웠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카를로스 벨트란의 선전. 세 번째 도전 만에 70.3%의 득표율을 기록해 명예의 전당 입성 가능성을 넘겼다.
벨트란은 1999년 올해의 신인, 올스타 9회, 골드글러브 3회, 실버슬러거 2회,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수상에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선수로서 경력만 놓고 보면 명예의 전당 입성에 손색이 없는 것은 사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커리어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바로 그의 커리어 유일한 월드시리즈 우승팀이었던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상대 포수의 사인을 훔쳐 쓰레기통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타자에게 이를 전달한 것이 뒤늦게 드러난 것.
그리고 조사 결과, 당시 팀의 베테랑 지명타자였던 벨트란이 이를 주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로 인해 그는 뉴욕 메츠 감독에 부임했지만 한 경기도 치르지 못하고 경질됐다.
벨트란에게도 억울한 면은 있다. 사무국이 조사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증언을 얻는 대가로 징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면서 현역 선수들의 이름은 조사 보고서에서 모두 빠졌다. 보고서에 실명이 나온 이는 벨트란과 당시 벤치코치였던 알렉스 코라가 전부.
물론 두 명이 모든 것을 주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 둘은 면죄부를 얻은 모습. 코라는 당시 이 여파로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가 1년 만에 복귀했다. 벨트란도 이번 투표를 통해 면죄부를 받았음이 사실상 확인됐다.
이밖에 앤드류 존스가 여덟 번째 투표에서 66.2%의 득표를 얻으며 쿠퍼스타운을 향해 한 발 더 다가갔다.
체이스 어틀리는 두 번째 투표에서 39.8%를 얻으며 전망을 밝힌 반면, 알렉스 로드리게스(37.1%) 매니 라미레즈(34.3%)는 30%대 득표율에 머물렀다. 로드리게스가 4년차, 라미레즈가 9년차 투표였다.
처음 이름을 올린 후보들 중에는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20.6%, 더스틴 페드로이아가 11.9%를 기록하며 후보 자격을 유지했다. 이안 킨슬러, 러셀 마틴, 브라이언 맥캔, 트로이 툴로위츠키, 커티스 그랜더슨, 애덤 존스, 카를로스 곤잘레스, 핸리 라미레즈, 페르난도 로드니, 벤 조브리스트는 5%를 넘기지 못하며 첫 해 후보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치로와 사바시아가 입회하면서 BBWAA 투표에서 후보 합류 첫 해 만에 입성한 선수는 총 62명으로 늘어났다. 한 해에 세 명 이상 투표에서 선정된 것은 이번이 11번째다.
최대 10명까지 선정할 수 있는 이번 투표에서 한 표당 평균 6.77명이 선택을 받았다. 10명을 모두 선택한 투표자는 24.9%였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