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女 사진으로 모객’ 결혼정보업체 재판, 대법서 뒤집힌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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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女 사진으로 모객’ 결혼정보업체 재판, 대법서 뒤집힌 이유는?

입력 : 2026.06.01 11:31

사진·신체정보로 무단 모객
대법 “직원들, ‘법인 공범’ 아닌
양벌규정상 행위자로 처벌해야“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베트남 국적 여성들의 사진과 신체 정보를 사용해서 국제결혼 고객을 모집한 결혼정보업체를 처벌할 때 그 직원들을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결혼중개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업체 대표 A씨 등의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직원 B·C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항소심이 법리를 잘못 해석했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경기도 부천시의 국제결혼중개업체를 운영하는 대표다. 그의 남편 B씨는 업체의 팀장이고, C씨는 직원이다.

B씨는 2020년 3월 베트남의 협력업체로부터 현지 여성들의 얼굴 사진, 키, 몸무게 등 신체 정보를 건네받아 이를 A씨에게 전달했다. A씨는 이를 C씨에게 주면서 국제결혼 영업에 활용하라고 지시했다.

C씨는 2021년 5~7월 회사 홈페이지 가입자들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이 정보를 보내면서 서비스 가입을 권유했다.

검찰은 이 행위가 국가, 인종, 성별, 연령, 직업 등을 이유로 차별이나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내용의 표시·광고를 금지하는 결혼중개업법 12조와 26조 위반이라 보고 이들을 기소했다. 이때 법적인 처벌 대상은 당국에 등록·신고한 ‘결혼중개업자’다.

재판에서의 쟁점은 결혼중개업체 대표 A씨를 처벌 대상인 결혼중개업자로 볼 수 있는지, 나아가 B·C씨를 A씨의 공범으로 간주해서 함께 처벌할 수 있는지였다.

1심은 A씨가 결혼중개업법 위반 주체고, B·C씨는 공범이라고 보고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A씨와 B씨는 벌금 200만원, C씨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

2심은 판단을 뒤집었다. 이 사건의 처벌 대상인 결혼중개업자는 대표 A씨가 아니라 회사 법인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A씨는 무죄를 받았고, B·C씨는 공범이 인정돼 1심과 같은 벌금형을 받았다.

대법원은 2심의 해석에도 문제가 있다고 봤다. 결혼중개업자가 아닌 B·C씨를 결혼중개업자인 법인의 공범으로 묶는 것은 기존 판례에 반한다는 취지다. 대신 결혼중개업법 27조의 양벌규정을 적용해야 처벌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양벌규정은 법인 대표나 종업원이 업무와 관련한 위법행위를 했을 때 행위자뿐 아니라 법인도 처벌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법률상 신분이 없지만 실제로 위법 행위를 한 실무진을 법인과 함께 처벌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B·C씨를 ‘공범’이 아닌 양벌규정상 법인의 위법을 실제로 행사한 이들로 해석해 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주장이 분명하지 않았고, 이에 대해 재판부가 기소 취지를 명료하게 하라는 ‘석명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도 대법원은 문제삼았다.

검찰이 A씨를 결혼중개업자로 보고 B·C씨를 공범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인지, 법인을 결혼중개업자로 보고 A·B·C씨 모두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는 것인지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의 불분명한 기소 취지를 따지지 않으면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생기는 만큼, 형사소송규칙에 따라 재판부가 석명권을 행사해 심리했어야 한다고 대법원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는 결혼중개업체 법인을 처벌 대상인 결혼중개업자로 보고, 피고인 3명에 양벌규정을 적용해 처벌 수위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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