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다음은 '능소화 놀이'…아침 7시에도 2030 '바글바글'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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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1시께 '능소화 폭포' 명소로 유명한 서울 성동구 뚝섬한강공원 능소화 군락지에서 2030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22일 오후 1시께 '능소화 폭포' 명소로 유명한 서울 성동구 뚝섬한강공원 능소화 군락지에서 2030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능소화 보려고 성수 왔어요. 곧 있으면 꽃이 다 떨어진다고 해서요."

22일 오후 1시께 서울 성동구 뚝섬한강공원 능소화 군락지에서 사진을 찍던 안승희 씨(22)의 말이다. 이 시각 주황색 꽃이 만개한 담장 앞에는 약 50명의 사람이 모여 있었다.

2030의 제철 소비 공식이 진화하고 있다. 먹거리 중심이던 '제철코어'가 풍경·장소 소비로 확장하면서 음식뿐만 아니라 꽃과 자연경관 등 계절성을 지닌 콘텐츠까지 소비 대상으로 떠올랐다. 단순 상품 구매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2030의 소비 경향이 강해지면서 제철코어 대상이 먹거리를 넘어 풍경과 장소로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금 아니면 못 본다"…벚꽃놀이 다음 '능소화 놀이'

22일 오후 1시께 '능소화 폭포' 명소로 유명한 서울 성동구 뚝섬한강공원 능소화 군락지에서 2030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영상=박수빈 기자

22일 오후 1시께 '능소화 폭포' 명소로 유명한 서울 성동구 뚝섬한강공원 능소화 군락지에서 2030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영상=박수빈 기자

봄철 벚꽃을 즐기듯 여름철 능소화를 즐기는 2030이 늘고 있다. 예전에는 길에서 우연히 꽃을 발견해 사진을 찍는 데 그쳤다면,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공유된 명소를 직접 찾아가는 식이다. 안주연 씨(23)는 "올해 처음 '능소화 폭포'로 불리는 성수 뚝섬에 와 봤다"며 "주변 친구들 인스타에 능소화를 보러 갔다왔다는 게시물이 눈에 띄게 많아졌길래 자연스럽게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2030은 능소화 명소를 찾아 친구와 사진을 찍고 계절을 만끽하는 것을 '능소화 놀이'로 비유했다. 한보연 씨(28)는 "지금 지나버리면 다신 볼 수 없다"며 "꽃이 핀 시기에 맞춰서 친구랑 같이 옷 예쁘게 입고 사진 찍는 게 벚꽃놀이 때와 같다. 이제는 능소화 놀이철이다"라고 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만개 시기를 맞아 능소화 명소가 공유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만개 시기를 맞아 능소화 명소가 공유되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실제로 SNS에는 '능소화 성지순례 명소'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담장 전체에 능소화가 피어 있는 뚝섬한강공원, 노란 대문과 함께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서촌,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촬영할 수 있는 남영역 1번 출구 등이 대표적인 능소화 명소로 꼽힌다. 개화 상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게시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오전 7시에도 뚝섬한강공원 능소화 군락지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게시글이 업로드되기도 했다.

온라인 관심도도 급증했다. 소셜 빅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21일까지 '능소화' 언급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80.23% 늘었다. 이날 기준 인스타그램 '능소화' 해시태그 게시물은 19만3000건을 넘었다.

풍경까지 번진 '제철코어'…"집단적 경험 여부가 핵심"

22일 오후 1시께 '능소화 폭포' 명소로 유명한 서울 성동구 뚝섬한강공원 능소화 군락지에서 2030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22일 오후 1시께 '능소화 폭포' 명소로 유명한 서울 성동구 뚝섬한강공원 능소화 군락지에서 2030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수빈 기자

2030은 능소화 절정 시기를 일종의 '기간 한정 경험'으로 인식했다. 특정 시기에만 볼 수 있다는 희소성이 더해지면서 제철코어가 음식에서 풍경으로 확장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씨(22)는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도 능소화가 나오고, 노래 가사에도 나와서 여름 하면 능소화가 떠오른다"며 "능소화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색감이 예쁘기도 하고, 여름을 기록할 수 있어서 SNS에 올리기도 좋다"고 말했다.

비용부담이 크지 않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혔다. 정신영 씨(33)는 "지금 일을 쉬고 있는데 이렇게 돈 안 들이고 계절을 즐길 수 있어서 좋다"며 "사진도 예쁘고, 여름을 즐기고, 안 올 이유가 없다"고 했다.

전문가는 2030이 비용보다는 가치의 극대화를 소비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옛날에는 얼마나 비싼 상품을 샀는지를 공유했다면 최근에는 얼마나 가치 있는 경험을 했는지 공유하는 흐름이 강해졌다. 제철코어 소비도 그 일환"이라며 "제철코어의 본질은 음식 자체보다 희소한 순간을 함께 경험하고 기록·공유하는 데 있다"라고 짚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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