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충전 100년 난제… ‘낙타 곡선’ 비밀 풀렸다

15 hours ago 4

KAIST 등 국내 공동 연구팀
‘이중층’ 상전이 원리 첫 규명
배터리 고속 충전 활용 기대

전기 이중층에서 전해질 농도가 증가하자 전기용량 그래프 곡선이 낙타형에서 종형으로 전이됐다.

전기 이중층에서 전해질 농도가 증가하자 전기용량 그래프 곡선이 낙타형에서 종형으로 전이됐다.
배터리의 전극과 전해질이 맞닿는 경계면인 전기 이중층에서 전해질 농도가 증가하면 전기용량(전기 저장 능력) 그래프 곡선이 두 개의 봉우리를 갖는 ‘낙타 모양’에서 하나의 봉우리인 ‘종 모양’으로 변화한다. 지난 100년간 관측돼온 현상이지만 변화의 원인을 알지 못했다. 국내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원인을 규명했다. 배터리 충전 속도를 높이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김형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최창혁 포스텍 화학과 교수, 신승재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와 함께 원자 수준 전기화학 시뮬레이션, 농도 제어 기법, 실시간 적외선 분광 실험을 결합해 전기 이중층에서 일어나는 상전이를 분석하고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상전이는 물질 상태나 배열이 바뀌는 현상을 뜻한다.

연구팀은 전극에 걸리는 전압인 전위가 변화하면 음극에서는 물 분자들이 한 방향으로 재배열되는 상전이가 일어나고 양극에서는 음이온들이 밀집해 2차원 구조를 형성하는 응축 상전이가 일어난다는 점을 확인했다. 독립적으로 일어난 두 상전이로 인해 전기용량 그래프 곡선에는 2개의 봉우리가 생겼다. 전해질 농도가 증가하면 두 상전이가 결합해 하나의 봉우리로 통합되면서 낙타 모양 곡선이 종 모양 곡선으로 변했다.

김 교수는 “전기화학 반응의 미세한 환경을 처음으로 이해하고 설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며 “전기 이중층의 상전이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면 배터리 충전 속도를 높이거나 수소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등 에너지 기술 성능을 정밀하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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