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환을 무시해?' 1루 태그업 플레이→완벽 보살, 단숨에 '승리 확률 14.5% ↑' CIN 추격의지 꺾어놨다 [PIT 리뷰]

3 weeks ago 3
피츠버그 배지환이 24일 신시내티전 7회초 완벽한 송구로 더블 아웃을 만들어낸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배지환(25·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어깨를 무시한 결과는 뼈아팠다.

배지환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PNC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홈경기에 9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팀이 6-5로 앞선 7회초 환상적인 송구로 보살을 기록했다.

타석에선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으나 수비 하나로 만회한 경기였다.

4회까지 흐름은 완벽히 신시내티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1회초 타일러 스티븐슨이 선제 솔로포(시즌 17호)를 날렸고 4회 스티븐슨의 안타와 스펜서 스티어의 2루타, 타이 프랜스의 희생플라이로 1점, 스튜어트 페어차일드의 희생번트로 1점,

5회 타선이 살아났다. 조이 나트와 로우디 텔레즈의 연속 안타와 브라이언 데 라 크루즈의 2루타로 1점을 추격한 피츠버그는 빌리 맥키니의 땅볼과 자레드 트리올로의 안타로 1점씩을 더 추가했다. 배지환의 2루수 방면 땅볼 타구 때 상대 수비의 실책으로 2,3루 기회를 잡았고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의 땅볼 타구 때 4-5까지 바짝 추격했다.


배지환(왼쪽)이 득점한 데 라 크루즈를 반기고 있다. /AFPBBNews=뉴스1

6회엔 오닐 크루즈의 2루타와 바트의 우전 안타로 5-5 동점을 이루더니 텔레즈의 안타에 이은 데 라 크루즈의 희생플라이로 결국 6-5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맞은 7회초 수비에서 배지환의 명품 송구가 나왔다. 에스피날이 중전 안타로 동점 주자로 출루했다. 노엘비 마르테의 빠른 타구가 중견수 방면으로 향했고 배지환이 낙구 지점 파악 후 손쉽게 잡아냈다.

그 사이 1루 주자 에스피날은 태그업을 시도했다. 배지환의 어깨가 약하다고 판단해 2루까지 파고들 생각을 한 것. 배지환의 포구와 함께 2루로 뛰었고 배지환도 이를 간파하고 재빠르게 공을 뿌렸다.

배지환의 송구는 원바운드로 2루수 카이너-팔레파의 글러브로 정확히 들어갔고 주자를 기다린 뒤 태그를 할 만큼 여유 있게 아웃 카운트를 추가할 수 있었다.

현지 중계진은 에스피날을 향해 "무엇 하려고 한 것이냐(What are you trying to do?)"라며 "외야수를 향해 날리는 건 상관없지만 (2루로 뛰기에는) 너무 가까웠다(I don't mind trying to take a shot on an outfielder but it's too close of the throw)"고 말했다.

배지환이 마르테의 타구를 포구하며 송구를 준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그만큼 무리한 시도였다는 것이다. 외야 플라이에 1루 태그업 플레이를 하는 경우는 타구가 매우 깊거나 외야수의 어깨가 약하고 주자가 빠를 경우에 종종 나온다. 우익수 뜬공 타구도 아니었기에 배지환의 송구 능력을 저평가해 선택한 결과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그 결과는 뼈아팠다.

배지환이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고 신시내티의 승리 확률은 37.1%에서 14.5% 낮아져 한 순간에 22.6%가 됐다. 반대로 피츠버그는 승리까지 77.4% 확률로 올라선 플레이였다. 여전히 1점 차였지만 그만큼 신시내티의 추격 의지를 확실히 꺾을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는 걸 알 수 있는 수치 변화다.

타석에선 다소 아쉬웠다. 3회말 첫 타석에선 바깥쪽 높은 포심 패스트볼에 1루수 땅볼, 5회엔 1사 1루에서 2루수 방면 땅볼 타구를 쳤다. 운 좋게 상대 실책으로 2루까지 파고 들었고 선행 주자는 이후 득점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 7회엔 선두 타자로 나서 시속 95마일(152.9㎞) 포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이로써 시즌 타율은 0.200에서 0.191로 떨어졌다. 실망스러운 수치지만 수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며 배지환이 왜 지난달 말 콜업 후 한 달 가까이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지를 보여줬다.

이날 승리로 피츠버그는 61승 67패를 기록했다. 여전히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5위에 머물고 있지만 2연승을 달리며 분위기를 바꿨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선 3위에 8경기 차 뒤져 있다.

배지환(오른쪽)이 득점한 데 라 크루즈를 독려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Read Entire Article